한국·아시아 신예작가 26명의 '드림 스크린'…'아트 스펙트럼'전

리움미술관서 12월 29일까지

'아트 스펙트럼' 헤 지케_랜덤 액세스_2023. 리움미술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내 및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신예 작가 26명(팀)의 작품 60점을 선보이며 밀레니얼 이후 세대의 감각과 시대상을 살펴보는 '2024 아트스펙트럼, 드림 스크린'이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블랙박스와 그라운드갤러리에서 12월 29일까지 열린다.

2001년 호암갤러리에서 청년작가 서베이 전시로 시작한 아트스펙트럼은 올해 수상 제도를 폐지해 경쟁 체제에서 탈피하고, 예술감독과 함께 폭넓은 미술계의 동향을 반영하며 비정형적인 전시의 형태를 실험하는 전환을 꾀했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작가 리크리트 티라바닛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전시 제목은 허구적이지만 보다 깊은 무의식의 영역을 드러내는 '꿈'과 직간접적인 경험을 중개하는 다종다양한 '스크린'을 합성한 표현이자, 스크린 배후에 떠오르는 환상이나 잔상을 의미하는 조어다.

밀레니얼 이후 거대 서사 혹은 선형적인 성장 신화가 더 이상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새로운 세대가 매체를 경유한 간접 경험과 파편적인 잔상으로부터 삶의 조건을 탐색하고 자신만의 방향을 개척해 가는 다양한 경로를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광범위한 정보와 감각 자극, 그리고 다중적 서사를 통해 구성·공유되는 공포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때의 공포는 직접 마주한 현실과 거리가 있는 허구인 한편, 주어진 현실의 조건을 파악하고 재구성하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전시의 모티프가 되는 공간은 미국 서부 산호세에 위치한 '윈체스터 하우스'(Winchester House)라는 귀신의 집이다. 윈체스터 하우스는 총기 사업으로 부를 일군 윈체스터 가의 부인이 총기로 인해 사망한 이들의 영혼이 자신을 찾아오지 못하도록 설계한 복잡하고 독특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이를 참조한 전시는 마당과 입구, 복도, 그리고 20여 개의 독립적인 방으로 구성된다. 방에서 방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각 작가의 실천을 밀도 있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 체계가 공존하는 오늘날의 시대상을 재고한다.

참여 작가 26명(팀)은 국내 작가를 비롯해 미얀마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문화권 11개국 출신이다. 이들은 아시아의 지역적 특징과 문화를 기반으로 인터넷, 서브 컬쳐, 게임, 대중문화 등을 접하며 성장한 세대에 속한다. 총 60점의 작품 중 23점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되는 신작이다.

'아트 스펙트럼' 김희천_메셔_2018. 리움미술관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