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국립극단 예술감독 "'믿고보는' 작품 선보일 것"(종합)

지난 4월 취임…16일 기자간담회서 청사진 밝혀
'작품성·관객 스킨십' 등 운영 4개 키워드 제시

박정희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극단 운영방향을 발표하고 있다.(국립극단 제공)

"누구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이 되는 게 지향점이다.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마지막 한 명의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까지 '애정'하는 극단이 되도록 하겠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3년간 국립극단을 이끄는 박정희(66) 신임 예술감독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지난 4월 취임한 박정희 예술감독의 임기는 2027년 4월 13일까지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이날 '한국의 대표 극단'이 되기 위한 실행 방안을 네 가지 키워드로 제시했다. 작품성, 관객 스킨십, 명동예술극장 르네상스, 국내외 협업이 그것이다.

박 감독은 먼저 작품성을 균일하게 유지해 최근 3개년 평균 23.5에 머무른 관객추천지수(NPS)를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어 "연극을 한 편 보는 것은 책 한 권을 읽는 것"이라며 "앞으로 국립극단은 인간과 연극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순수예술성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에 따르면 관객과의 스킨십을 늘려 '믿고 보는' 국립극단 연극이 되도록 신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에 공연별 1회 진행했던 '예술가와의 대화'를 2~3회로 확대해, 관객이 창작진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겠다고 했다.

박 감독은 또 "코로나19를 거치며 60% 안팎에 머물렀던 명동예술극장 가동률을 90% 수준까지 확대해 명동예술극장의 르네상스를 이루겠다"며 "한국 대표 극단으로서 역할을 공격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국내외 협업을 활성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우리나라 연출가나 배우들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이들을 통해 세계 무대에 한국 연극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 제 간절한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연극 연출가 출신으로 국립극단 무대에 올리고 싶은 작품도 밝혔다. "개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영웅(unknown heroes)'에 관심이 많다"면서 숨어 있는 국내 예술가를 드러내 한국 특유의 소재와 세계적인 보편성을 갖춘 작품을 발굴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임기 동안 독특한 형식 실험을 많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국립극단의 이전 계획도 말했다. 현재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 위치한 국립극단은 내년 남산 국립극장으로 이전한다. 박 감독은 이와 관련해 "달오름극장에서는 시대의 문제작을 개발해 선보이고, 해오름극장에서는 한국의 예술혼을 드러낼 수 있는 대형 작품을 공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2001년부터 극단 '풍경'을 이끌며, 2008년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받은 '첼로'를 비롯해 '하녀들', '이영녀' 등 예술성을 높게 인정받은 작품을 여러 편 연출했다. 가톨릭대 국문학과에서 학사, 고려대 독문학과 석사를 거쳐 1988년부터 1994년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에서 연극영화대중미디어학을 수학했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마지막 한 명의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까지 '애정'하는 극단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국립극단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