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음악의 전설을 만나다"…'선율 따라 영화 속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 콘서트' [리뷰]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슈퍼맨, 해리포터, 쉰들러 리스트, 후크, 쥐라기 공원, 스타워즈, 이티(E.T.) 등 추억을 소환하는 영화음악의 선율을 따라 관객들은 영화 속을 여행했다. 객석에선 설렘이 일렁이고 상상이 출렁였다.
23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존 윌리엄스 영화음악 콘서트'를 무대에 올렸다. 아카데미 영화음악상 5회 수상에 빛나는 존 윌리엄스의 작품들을 생생한 사운드로 직접 만나는 시간이었다.
이날 공연에선 할리우드의 전설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의 음악 세계가 한껏 펼쳐졌다. 후기 낭만주의의 음악적 유산을 영상에 접목해 클래식 음악과 현대 영화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 영화음악계 거장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슈퍼맨으로 포문을 연 후 해리포터로 분하고 다시 포디움에 선 지휘자 앤서니 가브리엘은 웅장하고, 감미롭고, 아름답고, 신비한 선율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즐거운 회상으로 쉴 새 없이 몰아갔다. 피아노, 첼레스타, 하프 세 악기의 조합이 빚어내는 존 윌리엄스의 '시그니처 음향'의 진수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연주도 관객들의 귀와 눈을 사로잡는 데 한몫했다. 그동안 '태극기 휘날리며', '승리호' 등의 영화음악에 참여하며 오페라와 발레 등 서사 음악에 특화된 극장 오케스트라로서의 존재감이 이번 무대를 통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서초동에서 관람을 온 홍모(54) 씨는 "귀에 익은 곡들을 들으며 모처럼 지난 시절 봤던 영화들의 기억에 몰입됐다"며 "특히 '쉰들러 리스트'의 감미로운 바이올린 연주가 흐를 때 수용소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혼들이 하나둘씩 나와 객석에 앉는 연출이 압권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연주와 더불어 다양한 재미도 시도돼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마법 지팡이를 연출한 지휘봉, 벽면을 가득 채운 3차원 콘서트홀에 투사된 입체 영상, 쥐라기 공룡의 깜짝 등장 등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해 관객들의 웃음과 탄성을 자아냈다.
'E.T.'를 끝으로 프로그램상 연주는 끝났지만, 관객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그치지 않는 박수와 환호 속에서 마침내 앙코르곡이 터져 나왔다. 이제 다시는 제작되지 않을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의 테마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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