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진 "현대미술보다 내가 더 소중하다"
PKM갤러리, 백현진 개인전 '들과 새와 개와 재능' 개최
- 박정환 기자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그것이 무엇으로 보이던 그것은 당신의 것', '어떤 동물에게 도구로 인식되기 이전의 물질', '뇌신경학과 입자 물리학을 거쳐 다시 괴석이나 괴목 따위를 경험한 이후 어느 동양인에 의해 나올 수 있는 모던 토킹', '정확히 이렇게 보이는 박스의 부감샷을 기준 삼아 새처럼 보이는 무엇과 함께'…
이것이 작품 제목이다. 백현진 개인전 '들과 새와 개와 재능'에 출품된 작품들은 제목부터 어렵다. 백현진(45)은 "제목에는 창작할 당시의 느낌을 담았을 뿐 다른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가수, 영화배우·음악감독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그의 개인전이 오는 27일부터 2월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열린다.
백현진은 "현대미술보다 내가 더 소중하다"며 "내 감정에 충실하게 그렸다"고 말했다. 또 "이제까지 이목구비를 알 수 없는 초상화를 그렸다면 이번 개인전에는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받은 느낌을 캔버스에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를 비롯해 2012년 영국 런던과 2013년 독일 쾰른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미술작가보다 인디밴드 가수로 잘 알려진 백현진은 1994년 장영규, 원일과 함께 '어어부 프로젝트'를 결성해 '한국형 아방가르드 밴드' 혹은 '인디계의 반칙왕' 등이라 불리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들의 노래는 기존의 장르를 패러디하거나 미니멀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가사로 이뤄졌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음악 제작에 참여했다.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1997)를 시작으로 홍상수, 김지운, 박찬욱 등 200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들의 작품에 참여했다. '강원도의 힘'(1998) '반칙왕'(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등에서 '어어부 프로젝트'의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백현진은 홍익대 조소과를 3학기만 다니고 그만뒀다. 그는 "학교에서 '왕따'라서 거의 나가지 않았다"며 "배우지 않아서 현대미술을 모르며 최신 경향을 따라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창작이나 감상이나 한 개인이 느끼는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무료. 문의 (02)734-9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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