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군 건강수명, 전국 평균 보다 낮아…원인은 '술'

질병청, 지자체별 '고위험음주율' 현황 발표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주 2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술을 5~7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민의 건강수명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질병관리청은 고위험음주율 현황을 공개하며 음주문화가 성행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절주를 당부했다.

고위험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 이상(또는 맥주 5캔 정도), 여자는 5잔 이상(또는 맥주 3캔 정도)을 주 2회 이상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의 분율을 의미한다.

질병청은 17개 광역자치단체, 258개 보건소, 34개 대표대학이 매년 지역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알기 위해 진행하는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고위험음주율은 2022년 12.6%로 전년도(2021년·11%)보다 1.6%p(포인트) 증가했다.

고위험음주율은 2019년 14.1%에서 2020년 10.9%, 2021년 11%로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급감했다가 2022년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면서 증가한 것으로 질병청은 추정했다.

고위험음주율 전국 중앙값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2022년 시‧도별 고위험음주율은 강원에서 16.1%로 가장 높게, 세종에서 6.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2021년에도 강원이 가장 높고(14.4%), 세종이 가장 낮았다(7.6%).

17개 시‧도 중 전년 대비 악화된 시‧도는 15개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3.0%p↑), 전남(2.9%p↑), 충남(2.7%p↑)순으로 악화됐으며 개선된 시‧도는 세종(1.5%p↓), 광주(0.1%p↓)였다.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질병관리청 제공)

2022년 시·군·구별로는 강원 정선군(22.1%), 강원 양구군(21.5%), 강원 홍천군(20.6%), 강원 철원군과 충남 태안군(각 20%), 강원 강릉시와 강원 삼척시(18.7%) 순으로 높았다.

반면 세종시(6.1%), 전남 보성군(6.9%), 서울 종로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7%), 경북 의성군(7.1%) 순으로 낮았다. 가장 높은 강원 정선군과 가장 낮은 세종시의 음주율 차이는 16%p나 됐다.

전년 대비 지자체 순위가 악화된 시‧군‧구는 충남 태안군, 부산 영도구, 전남 광양시 순이었으며, 순위가 개선된 시‧군‧구는 강원 영월군, 전남 보성군, 충남 금산군이었다.

같은 시·도에 살더라도 각 시‧군‧구의 고위험음주율은 차이를 보였으며, 시도내 격차가 가장 큰 곳은 경기와 전남(2.64) 이었다. 뒤이어 강원(2.57), 전북(2.47)순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작은 곳은 울산(1.31)이었다.

특히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시‧군‧구 10개소 중 8개 시‧군‧구의 건강수명이 전국평균 70.9세(2020년 기준)보다 낮았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으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특별한 이상 없이 생활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강원 정선군 69.47세, 강원 양구군 66.62세, 강원 홍천군 70.62세, 강원 철원군 69.2세, 충남 태안군 70.42세 등으로 전국 평균 70.9세보다 낮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고위험음주율이 높은 시·군·구 지역 주민의 절주 등 건강관리가 시급하다"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의 경우 절주 또는 금주를 반드시 실천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해 경남 남해군, 서울 중랑구, 인천 옹진군 등의 지자체는 질병청과 지역의 고위험음주율 관련 심층조사 연구를 하고 강원도도 건강격차 해소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질병청은 "다른 지자체들도 지역사회건강조사 통계를 활용해 지역주민의 건강문제 해소 및 건강증진을 위한 보건정책 수립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