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 잃었던 밤을 되찾은 대한민국 [역사&오늘]

1월 5일, 대한민국의 야간 통행금지 해제

야시장을 찾은 시민들. (출처: Yonge, Charlotte Mary(1880),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82년 1월 5일, 대한민국은 역사적인 자유로운 밤을 맞이했다. 1945년 광복 이후 시행된 야간 통행금지가 3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이었다.

원래 야간통행금지는 1945년 9월 8일 미군정이 '치안 유지'를 명목으로 서울과 인천 지역에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어서 한국전쟁 이후 전국으로 확대됐고, 1954년 경범죄처벌법에 명시되면서 법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1960년대 이후에는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해제되기 시작했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계속 유지됐다.

전두환 정권 시절 시행된 야간통행금지 해제는 단순한 제도 변화를 넘어, 당시 정치 상황과 맞물려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가장 큰 이유는 1986년 아시안 게임,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또한, 야간 경제 활성화를 통해 소비를 증대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밤 문화를 활성화시켜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관광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민주화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야간 통행금지 해제를 통해 국민들의 불만을 누르고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야간 통행금지 해제는 국민들의 삶과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오랜 기간 통금에 억눌렸던 국민들은 자유를 되찾았다는 기쁨을 느꼈다. 야간에도 다양한 문화 활동과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게 됐고, 소비가 증가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경제 성장에도 기여했다. 또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사회 분위기가 개방적으로 변화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야간 통행금지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였다. 하지만 해제를 통해 국민들은 밤의 자유를 되찾았고, 사회는 더욱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또한 하루 활동 시간은 24시간으로 확장돼 삶의 대역폭도 늘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