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관 시대를 넘어 전자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열다 [역사&오늘]

12월 23일, 최초의 트랜지스터 시험 가동

최초의 트랜지스터 복제품. (출처: Federal employee, 사진(1997),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47년, 12월 23일 미국 벨 연구소의 윌리엄 쇼클리, 존 바딘, 월터 브래튼 등 세 과학자가 진공관을 대체할 새로운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이 개발한 트랜지스터는 진공관보다 훨씬 작고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났으며, 에너지 소비량도 적었다.

20세기 중반, 전자기기는 진공관이라는 부피가 크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부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진공관은 쉽게 깨지고 열이 많이 발생하여 휴대용 기기 개발에 큰 걸림돌이 됐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은 마침내 트랜지스터로 결실을 맞은 것이었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증폭하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며, 현대 전자 기기의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부품이다. 트랜지스터의 발명은 전자공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트랜지스터 덕분에 전자 기기는 더욱 작고 가벼워졌으며, 기능도 다양해졌다. 소형 컴퓨터, 휴대폰, 노트북 등 다양한 휴대용 전자 기기도 탄생할 수 있었다.

트랜지스터는 초기에는 게르마늄을 이용했지만, 이후 실리콘을 이용한 트랜지스터가 개발되면서 더욱 성능이 향상됐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 속에는 수십억 개의 미니어처 트랜지스터가 들어 있다.

트랜지스터의 혁신적인 성과는 1956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쇼클리, 바딘, 브래튼은 '반도체 연구와 트랜지스터 효과의 발견'이라는 업적으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트랜지스터는 현대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이지만, 미세화 기술의 한계와 물리적 제약 등으로 인해 그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 발전된 전자 기기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트랜지스터는 물론, 기존의 비트 대신 큐비트를 이용하여 더욱 빠르고 복잡한 계산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