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인류 정보를 담고 목성에 도달한 우주선 [역사&오늘]

12월 3일, 파이오니어 10호 목성 도달

파이오니어 10호의 금속판. (출처: NASA, 설명도(2018),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1973년 12월 3일, 미국의 무인 우주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가 목성에 가장 근접하여 촬영한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다. 인류가 처음으로 목성을 근접 탐사한 사건으로, 태양계 외곽 탐사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

1960년대 달 탐사 이후, 더 멀리 떨어진 행성에 대한 탐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목성은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목표였다. 파이오니어 10호는 1972년 3월 3일 발사됐고, 1년 9개월 만에 목성에 도달했다.

목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으로, 그 형성 과정과 구성 성분은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여겨졌다. 또한 목성의 강력한 자기장과 대기, 그리고 다양한 위성들은 태양계 형성 이론을 검증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파이오니어 10호에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금속판이 부착됐는데, 이 금속판에는 지구인의 모습과 태양계의 위치 등이 새겨져 있어 만약 외계 생명체가 발견한다면 지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1999년경, 파이오니어 10호와 11호가 예상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태양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상이 발견되어 '파이어니어 변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탐사선은 초당 약 8.74×10−10m/s²의 일정한 속도로 태양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어떤 가설도 확실하게 증명되지는 못했다.

파이오니어 10호는 목성이 태양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대적반과 같은 거대한 소용돌이 구름의 존재를 상세하게 관측했고, 특히 위성인 이오의 활발한 화산 활동을 관측해 학계에 충격을 줬다. 파이오니어 10호는 2003년 1월 23일 마지막 신호를 보낸 후 교신이 끊겼다. 27만 1000년 후에는 프록시마 센타우리 가까운 별에 도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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