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민기 발인 뒤 들른 '학전'…설경구 오열, 함께 부른 '아침이슬'(종합)

황정민·이적·장현성·방은진·박학기·최덕문·배성우 및 정병국·유홍준 등 배웅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고인의 영정이 운구되고 있다. 2024.7.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가수 겸 '학전' 대표 고(故) 김민기가 후배들의 눈물 가득한 배웅과 함께 영면에 들었다.

고 김민기의 발인식이 24일 오전 8시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별도의 영결식은 진행되지 않았다.

발인식이 끝난 후 장지인 천안공원묘원에 향하기 전 고 김민기는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꿈밭극장 마당을 들렀다. 아르코꿈밭극장은 고인이 33년 간 일궈온 '학전'이 폐관된 후 새롭게 연 극장이다.

이곳에는 현재 아르코꿈밭극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병국 위원장을 비롯해 고인과 인연이 있는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박학기, 이적, 이황의, 최덕문, 방은진, 배성우, 박승화 등 여러 배우 및 가수들과 유홍준 교수 등이 모여 김민기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안고 학전 앞으로 들어서자 이곳에 모인 이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특히 장현성과 설경구 등은 계속해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지인들이 떠나는 운구차량을 보며 슬퍼하고 있다. 2024.7.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고인의 영정은 옛 학전 마당의 화단에 위패와 함께 모셔진 뒤 모두의 묵념이 있었다. 이후 영정은 학전의 공간들을 모두 돌아본 뒤 다시 고인을 배웅하기 위해 모인 이들 앞에 섰다.

이때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모두 '아침이슬'을 불렀고, 이와 동시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하늘도 슬퍼했다. 또한 운구차가 대학로를 빠져나갈 때는 "사랑합니다, 선배님"이라는 외침이 퍼지면서 고인에 대한 후배들의 존경심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한편 고인은 위암 증세가 악화돼 항암치료를 받던 중, 지난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다.

1951년생인 고인은 서울대 미대 재학 시절 동창과 함께 포크 밴드를 결성해 음악 활동을 시작한 후, 1971년 정규 1집 '김민기'를 발매하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대표곡 '아침이슬'의 편곡 버전이 수록되기도 한 이 음반은 고인의 유일한 정규 앨범이다.

고인은 특히 '아침이슬' '꽃 피우는 아이' '봉우리' '내나라 내겨레' 등의 곡을 발표하며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노래하며 1970년대와 1980년대 청년 문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받았다.

더불어 1990년대에는 극단 학전을 창단해 학전블루(2024년 폐관)와 학전그린(2013년 폐관) 소극장을 운영해 왔으며, 이곳들은 '김광석 콘서트',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 등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또한 연극, 대중음악, 클래식, 국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소극장 문화를 일궈왔다.

대중문화계에 큰 족적을 남긴 김민기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후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및 가수 박학기, 이적, 김광진, 알리과 배우 고현정 등이 추모의 뜻을 전하며 고인을 기렸다.

윤석열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도 고인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드러냈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