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남친 생겼다고 반성문 제출 요구?…"오지영은 억울해" 왜
오지영 측 "피해자 주장,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
이민서 "피해자만 죽을 고통…4개월간 지옥 살이"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에서 발생한 '후배 괴롭힘' 사건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실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배구연맹(KOVO)로부터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고 페퍼저축은행과 계약이 해지된 오지영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피해자 중 한 명인 이민서는 SNS를 통해 오지영에 대한 각종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가 반박과 재반박을 펼치면서 누구의 주장이 진실인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앞서 익명의 신고자로부터 오지영이 구단 내에서 다른 선수를 집요하게 괴롭힌 사실이 KOVO에 신고됐다.
KOVO는 지난달 27일 2차 상벌위원회를 개최, 후배를 괴롭히고 폭언을 한 혐의로 오지영에게 1년 자격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소속팀 페퍼저축은행은 징계가 확정되자 오지영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곧바로 오지영은 인권침해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오지영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로 이음의 정민회 변호사는 "오지영 선수가 향후 재심 절차와 소송절차를 염두하고 있다. KOVO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억울한 부분을 밝히기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정민회 변호사는 오지영이 이민서를 포함한 피해자 2명과 나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전문을 공개했다. SNS 메시지는 30여 개에 달한다.
오지영 측은 "진정인(피해자) A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하지만 직장 동료가 아닌 정말 친한 언니, 동생 같은 사이였다"며 "사적인 식사 자리, 여행 등을 여러 차례 함께했던 증거도 있다. (집요하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진정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정인이 가혹행위를 주장했던 날 서로 만나지 않았다는 SNS 대화 내용이 남아있다. 그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오지영 측은 "지난달 23일 1차 상벌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진정인의 주장을 확인했다. 반박 자료를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소명할 기회도 적었다. 우리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했다. 오지영 측은 KOVO 상벌위에 재심을 요청하는 것과 별개로 페퍼를 상대로 계약해지 무효소송 등도 검토하는 상황이다.
이에 피해자 중 한 명인 이민서도 입을 열었다. 이민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지영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한 부분들을 전면 반박했다.
특히 오지영 측이 공개한 다정한 메시지 내용과 관련해선 "내 발로 팀에서 나가는 이유가 언니 때문인 것을 언니가 알게 되면 실업팀에서도 배구를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언니가 눈치채지 못하게끔 일부러 과하게 메시지에 답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개월 동안 지옥 속에 살았다는 걸 언니 빼고 다 안다"며 "피해자만 죽을 고통"이라고 괴로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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