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결단만 남았다…거스를 수 없는 '클린스만 경질' (종합)
전력강화위 "클린스만으로는 어렵다" 건의
"손흥민-이강인' 불화가 경기력 부진 핑계
- 김도용 기자, 안영준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안영준 기자 = 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으로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경질로 의견을 모았다. 정몽규 회장 결단만 남았는데,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축구회관 6층 회의실에서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의 경질로 뜻을 모아 건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패하면서 아쉽게 마무리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되돌아보고 불성실한 태도와 무능한 운영으로 논란이 된 클린스만 감독의 향후 거취를 논하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의 위원과 황보관 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무렵까지 진행됐다.
회의 후 미디어 브리핑에 나선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2023년 아시안컵 결과 보고, 위원들과 질의응답, 뮐러의 아시안컵 참가 보고, 대표팀 운영과 감독에 대한 논의 등을 진행했다다"면서 "대표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땐 클린스만 감독이 회의장에서 나갔다. 이후 위원장들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대표팀 감독으로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고 판단,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오늘 회의 결과를 KFA에 보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황보 본부장은 그 이유로 "위원들은 4강 상대 요르단이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상대임에도 전술적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 재임기간 중 선수 선발과 관련해서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다는 점, 국민적 관심이 큰 축구에서 더는 근무 태도가 이슈가 되면 안 된다는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자리에는 최근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과 관련된 이야기도 함께 거론됐다.
대표팀 주장과 손흥민과 젊은 에이스인 이강인은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전날 식사 자리에서 몸싸움을 했고 이 과정서 손흥민이 손가락 부상까지 입은 것으로 밝혀져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회의에서 해당 사건을 경기력 부진의 이유로 몰아갔다.
이에 대해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둘의 갈등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한 건 사실"이라면서 "위원들이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했음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황보 본부장은 두 선수간 마찰에 대해 "팩트는 확인했다. 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태 파악이 된 뒤에 다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영국 매체 '더 선'의 최초 보도가 나온 이후 KFA가 빠르게 이 사실을 인정한 점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공간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기에, 빨리 인정해야 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이강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글을 올려 '언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15일 이강인 측은 "일부 보도 내용 중 이강인이 손흥민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 진실 공방이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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