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 해역서 고려청자·숫돌 등 570점 발굴…"해양 교류 거점"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 출수 대표유물
군산 고군산군도 해역 출수 대표유물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군산시 옥도면에 위치한 고군산군도 해역에서 고려청자, 백자, 숫돌 등 총 356점의 유물을 추가로 발굴했다고 6일 밝혔다.

고군산군도 해역은 선유도·무녀도·신시도 등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1872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군산진 지도'에 따르면 이곳은 과거 국제 무역항로의 기항지이자 서해안 연안 항로의 거점이었고, 선박들이 바람을 피하거나 기다리는 곳으로 이용됐다. 고려로 오는 사신을 맞아 대접하던 '군산정'(群山亭)이 있었던 곳이라는 문헌 기록도 있다.

연구소는 2020년 고군산군도 해역에 대한 수중 문화재 발견 신고를 접수한 뒤 지난해 탐사를 통해 214점의 유물을 확인했다. 특히 선적된 형태 그대로의 청자다발 81점과 난파 당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제 닻과 노, 닻돌(물속에 잘 가라앉도록 매다는 돌) 등 선박 부속 도구도 함께 발견됐다.

이에 연구소는 조사 해역 인근에서 선박이 난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올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다양한 시대의 유물이 넓은 범위에 걸쳐 확인돼 해당 지역이 오랜 기간 해양 교류의 거점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많이 나온 유물은 12~14세기에 제작된 고려청자로, 대접(발), 접시 등 일상 용기가 주를 이뤘다. 구름과 봉황의 무늬인 '운봉문'(雲鳳紋), 국화와 넝쿨무늬인 '국화당초문'(菊花唐草紋)을 새겨넣은 상감청자도 함께 나왔다.

조선시대에 만든 분청사기와 백자, 운송 및 선상 저장용으로 보이는 도기도 다수 확인됐는데, 연구소는 강진이나 부안 등 전라 지역의 가마에서 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송나라 대 이후의 도자기 일부가 발견돼 과거 중국과의 국제교류 양상을 짐작할 수 있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는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 유물 100점이 한 번에 발견된 점에 주목한다. 그간 숫돌로 추정되는 석재는 선상용품으로 1~2점 정도 나오거나 2015년 태안 '마도4호선'을 발굴할 당시 15점이 새끼줄로 묶인 상태로 확인된 적은 있다. 하지만 무더기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유물은 공납품으로 추정된다. 고문헌인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나주의 공납품인 숫돌을 조정에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연구소는 향후 조사 및 연구를 통해 배의 출항지와 목적지, 유물 성격 등을 명확히 밝힐 예정이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