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통일신라시대 '목조비로자나불상' 2점 국보됐다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등 7건은 보물 지정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합천 해인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목조 불상 2건이 국보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라시대 목조불상인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과 '합천 해인사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지정한다고 26일 밝혔다.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주불로서, 두 다리를 꼬고 앉아 오른손으로 왼쪽 검지를 감싼 손 모양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수인에는 불법으로 중생을 구제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 2012년 보물로 지정됐던 법보전 및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은 각각 해인사의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있다가 지금은 대비로전에 함께 안치돼 있다.
불상의 조각양식과 지정조사 과정에서 실시한 과학적 조사에 따르면 두 목조 불상의 제작 시기는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해인사가 802년 창건된 사실에 비춰 볼 때 법보전 및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은 해인사 창건 후 머지않은 시점에 조성됐음을 알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목조불상으로서 그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법보전 및 대적광전 비로자나불상의 조각 기법도 뛰어나다. 오른손으로 왼쪽 검지를 감싼 손 모양과 한쪽 어깨를 드러낸 옷차림, 둥근 얼굴과 당당한 신체표현, 신체를 자연스럽게 감싼 옷 주름 등은 9세기 석굴암 불상을 연상시킬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복장유물도 한국불교사, 미술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복장유물은 불상을 제작할 때 몸체 안에 넣은 유물로 금, 은, 칠보 등 각종 보석류와 오곡, 직물 등을 통틀어 말한다.
해인사는 1489년에서 1490년 동안 조선 왕실의 후원을 받았으며, 당대 최고의 고승인 학조대사에 의해 중창된 절이다. 이러한 역사를 반영하듯 두 불상의 복장유물에는 고려 후기에서 조선 초기 동안 이루어진 불상의 수리 과정에서 추가로 납입된 서책 및 고문서, 각종 직물이 포함돼 있다.
특히 완벽하게 보존된 후령통(복장을 넣은 통)을 통해 16세기 복장의식의 총체적인 정보를 담은 '조상경'(造像經)이 간행되기 이전에 복장물의 종류와 넣는 절차가 이미 정립돼 있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
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법화현론 권3~4'등 삼국시대 도기(陶器), 조선 시대 불화, 고려·조선 시대 전적 등 총 7건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
함안 말이산 유물은 집 모양 도기 2점, 사슴 모양 뿔잔 1점, 배 모양 도기 1점, 등잔모양 도기 1점 등 총 5점으로 구성된 일괄 출토품이다. 삼국시대 고분에서 여러 점의 상형도기가 한 벌을 이뤄 우수한 보존상태로 출토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고고학적 의의가 크다.
속초 신흥사 영산회상도는 1755년(영조 31) 10명의 화승이 제작한 불화로, 2020년 미국에서 환수된 작품이다. 섬세한 인물 묘사와 정확한 좌우대칭, 안정된 원근법 도입 등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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