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 논란' 김해시, 국가사적 신청 철회
무단 현상변경 사실 드러나며 철회 통보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경남 김해시가 세계 최대 규모 고인돌인 구산동 지석묘 훼손 논란과 관련해 결국 국가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김해시 가야사복원과는 8일 공문을 보내 구산동 지석묘에 대한 사적 지정 신청 철회를 통보했다.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하며 복원·정비사업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자 더는 사적 지정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구산동 지석묘는 지난 2006년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유적이다. 덮개돌인 상석의 무게만 350톤이고,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 시설이 1615㎡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20년 12월부터 복원·정비사업을 진행한 김해시는 지난 1월, 구산동 지석묘를 사적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문화재청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정비공사 과정에서 묘역을 표시하는 바닥돌인 박석을 무단으로 들어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김해시가 매장문화재법을 위반해 무단으로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 내에서 현상을 변경할 경우 별도의 문화재 보호 대책 수립과 그에 따른 조사를 이행해야 한다.
김해시 역시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 문화재여서 도의 현상변경 허가만 받고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빠트렸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번 훼손으로 학계에서는 고인돌의 핵심인 묘역이 어떤 방식으로 축조됐는지 등을 밝힐 중요 자료가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시대 집자리나 유물 등이 부서지거나 뭉개졌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일 문화재청의 현장 조사 결과, 관계 전문가들은 박석의 이동 등에 따른 구체적인 훼손 범위와 훼손 상태 확인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문화재청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시행하고, 위법사항에 대한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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