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수놓은 韓전통문화…축문부터 승무·아리랑·판굿까지(종합)

국악으로 표현한 박연·하멜 이야기…한-네덜란드 인연 전해
윤 대통령 부부, 알렉산더 국왕과 작별 환담…600여명 참석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부터), 막시마(Maxima) 네덜란드 왕비, 윤석열 대통령, 빌럼 알렉산더르(Willem Alexander) 국왕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후(현지시간)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손뼉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2.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오늘 여기 암스테르담에서 대한민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우호를 축원함에 있어 아름다운 춤과 노래, 연주를 정성껏 마련하여 하늘과 땅의 신에 올리오니 부디 흠향하시고, 양국의 발전과 번영이 영원하도록 보우하여 주시옵소서."

(암스테르담·서울=뉴스1) 최동현 김일창 기자 = 우리 고유의 축문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입을 통해 네덜란드에 울려 퍼졌다. 축문으로 시작한 우리의 전통 공연은 '진도아리랑'과 '판굿'으로 마무리되면서 한국-네덜란드 양국의 발전적 우호를 기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13일(현지시간)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내외와 암스테르담 AFAS 라이브 콘서트홀에서 열린 '네덜란드 순방 답례 문화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답례 문화행사는 네덜란드와 1961년 수교 이후 첫 국빈 방문에 따른 문화행사로 한국의 전통음악을 통한 양국의 문화적 교류와 우호 증진에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이날 공연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알렉산더 국왕 부부를 비롯해 네덜란드 측 주요 인사 600여 명과 유 장관 등이 참석했다.

공연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과 제27호 승무 종목의 채상묵 보유자, 제30호 가곡 종목의 김영기 보유자와 국립국악원 연주 단원 등이 출연해 우리 국악을 소개했다.

신영희 명창은 조선시대 네덜란드에서 귀화한 무관 박연(벨테브레이)과 제주도에 표류했다 돌아가 서양에 처음으로 한국을 소개한 하멜의 이야기를 판소리 단가로 구성해 한국과 네덜란드의 인연을 전했다.

판소리인 이수자 박애리·남상일씨는 네덜란드 인문학자인 에라스무스에 대한 이야기를 입체창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입체창은 배역을 정해 소리를 하는 양식을 의미한다.

채상묵 보유자의 한국 민속춤 '승무'와 국악원 민속악단의 '시나위', 김영기 보유자의 '청산리', 민속무용 '장구춤', 기악 합주와 서도 민요 '몽금포 타령'·'연평도 난봉가', 박애리·남상일씨의 '춘향과 몽룡의 사랑노래' 등 공연도 펼쳐졌다.

공연은 신영희 명창과 박애리·남상일씨가 합창한 '진도아리랑'과 민속악단의 '판굿'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네덜란드인이 공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무대 정면 대형 스크린에 네덜란드어와 영어로 공연해설과 노래 가사를 동시에 표출했다. 무대는 관객이 둘러싸고 바라볼 수 있는 3면 형태인 아레나 형식으로 구성해 우리 음악과 전통 의상을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윤 대통령은 공연이 끝난 후 알렉산더 국왕 부부와 환담을 갖고, 국빈 방문 기간 여러 일정을 함께 소화해 준 것에 각별한 사의를 전했다.

유 장관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민족에게 전승되어 온 전통음악을 네덜란드에 소개하고 한국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 다양성을 선보임으로써 기존 케이팝, 케이 드라마 등 일부 장르에 한정된 케이-콘텐츠의 인기를 케이-국악 등 더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전통예술로 한국과 네덜란드의 우호를 증진하고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