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오세창 '근묵' 등 보물 지정

'아미타여래구존도'와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도

보물로 지정된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 (문화재청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문화재청은 종묘 신실에 봉안되어 전승된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朝鮮王朝 御寶·御冊·敎命)을 비롯해 '근묵'(槿墨), '아미타여래구존도'(阿彌陀如來九尊圖),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順天 桐華寺 木造釋迦如來三佛坐像) 등 서첩 및 조선시대 불화, 불상 총 4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보물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조선이 건국한 1392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이후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1910년까지 조선왕조의 의례에 사용된 인장과 문서이다.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세계사적으로 그 유례가 없는 독특한 왕실 문화를 상징하는 유물로서, 500여년간 거행된 조선 왕실 의례의 통시성과 역사성을 보여주고 있기에 보물로 지정됐다.

또한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및 '조선왕실의궤' 등 왕실 의례와 관련한 문헌 기록이 온전히 남아 있어 왕실 의례의 내용과 성격, 의례의 절차와 형식, 의례에 사용된 의물의 제작자 및 재료와 도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로서의 가치도 높다.

여기에 국왕이나 왕비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의물로서 당대 최고의 문장가인 제술관이 문장을 짓고 명망 높은 서예가인 서사관이 쓰고, 각 분야에서 20~30년간 장기간 활동하면서 그 솜씨를 인정받은 관영이나 군문 소속 최고 장인들이 제작한 조형예술품의 백미로서 예술적 가치도 높다.

'조선왕조 어보·어책·교명'은 왕실의 사당인 종묘의 신실에 봉안되어 전승되어온 유물로 조선왕조의 통치 이념인 유교의 여러 덕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유물인 점 및 지난 201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은 점 등 때문에 보물로 지정됐다.

'근묵'은 근대의 저명한 서예가이자 서화 감식가였던 오세창(1864~1953)이 1943년 80세의 나이에 엮은 서첩으로, 가문의 8대에 걸친 수집품의 토대 위에 오세창의 감식안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정몽주에서 이도영에 이르기까지 약 600년에 걸친 1136명의 필적 등 국내 최대 분량이 수록되어 있다. 첩장본의 서첩 34책과 선장본의 목록 1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대 명필들의 필적이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어 각 시기에 유행하던 서풍 및 그 변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서예사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또 현존 서첩 가운데 양과 질 양면에서 가장 우수한 서첩 중 하나이다.

'아미타여래구존도'는 1565년(명종 20)이라는 제작연대가 정확한 조선 전기 불화로, 화기에 조성연대와 화제, 시주질 등이 기록돼 있다. 조선 전기에 그려진 아미타여래구존도는 6점이 현존하는데, 국내에 있는 작품 중 유일하게 제작연도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채색 불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순천 동화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수조각승 계찬을 비롯해 인계, 영언 등 7명의 조각승들이 1657년(효종 8) 완성해 동화사 대웅전에 봉안한 삼불상이다.

세 불상의 복장에서 각각 발견된 조성 발원문을 통해 조성연대, 제작자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불상 제작에 필요한 상세한 시주물목이 기록되어 있어 조각승 간의 협업과 분업, 불상 제작에 필요한 물목과 공정을 이해하는 데 많은 참고가 된다는 점에서 큰 학술적 가치를 지닌다.

보물로 지정된 '근묵' (문화재청 제공)
보물로 지정된 '아미타팔대보살도'. (문화재청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