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8m '청양 장곡사 괘불' 국립중앙박물관에 걸린다…10월9일까지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서 괘불함과 전시…기록 남아 높은 가치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0월9일까지 불교회화실에서 청양 장곡사 괘불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19일부터 10월9일까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국보 '청양 장곡사 괘불'과 괘불함을 전시한다고 18일 밝혔다.

높이가 수 미터에서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화폭에 부처의 모습을 그린 괘불은 사찰에서 야외 의식이나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한 불화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매년 사찰에 소장된 괘불을 특별히 공개하는데, 올해는 18번째 괘불전을 맞이해 충남 청양 장곡사의 괘불을 선택했다.

'긴 계곡'이라는 뜻대로 칠갑산 깊은 계곡에 위치한 장곡사는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조성된 국보 '철조약사여래좌상과 석조대좌'를 비롯해 여러 국가 지정문화재를 소장한 역사가 깊은 사찰이다.

국보 '청양 장곡사 괘불'은 조선 1673년(현종 14) 충남 청양 장곡사에서 승려와 신도 등 83명의 시주와 후원으로 조성됐다.

삼베 17폭을 옆으로 잇대어 높이 8m, 너비 5m가 넘는 거대한 화폭을 만들었으며, 철학(哲學) 등 5명의 승려 장인이 함께 그렸다.

화면 중앙에는 거대한 본존불이 화려한 보관을 쓰고 연꽃 가지를 들고 서 있으며, 본존불 좌우로는 불·보살·나한·천왕 등이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다.

특히, 괘불에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어 가치가 매우 높다. 화폭에 그려진 총 39구의 불·보살·권속들 옆에는 모두 붉은색 네모칸을 마련해 이름을 적었다. 화면에 나타나는 도상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각 이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본존불 옆에는 '미륵존불'이라는 명칭이 적혀있다. 현재 기록으로 본존불이 미륵불임을 알 수 있는 괘불은 장곡사 괘불과 부여 무량사 괘불 단 2점뿐이다.

화면 맨 아래에는 화기(畫記)란을 마련해 '강희 12년(1673) 5월 청양 동쪽 칠갑산 장곡사 대웅전 마당에서 열린 영산대회(靈山大會)에 걸기 위한 괘불'이란 기록이 있다.

화폭의 둘레를 장식하고 있는 고대 인도의 문자인 범자(梵字) 또한 주목할 만한 요소다. 이 범자들은 불교의 신비로운 주문인 진언(眞言)으로 불상이나 불화를 완성하는 단계에서 종교적 신성성을 불어넣는 절차 때에 외우는 것이다.

장곡사 괘불은 화면 둘레에 범자를 장식한 조선시대 괘불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청양 장곡사 괘불의 '화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