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자 시인 첫 시집 '숫눈을 밟으며' 출간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황형자 시인의 시집 '숫눈을 밟으며'가 출간됐다.

황형자 시인의 고향인 전남 강진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사람들의 따스한 정에 대한 기억,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한 시·공간적 기록이라고 볼 수 있는 이번 첫 시집은 인간과 자연과의 공감,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그것들을 지금 이 자리로 호명하여 대모적(大母的) 감성으로 품고 다독거리는 면모를 보여준다.

그의 시는 본질적으로 모성적인 사랑을 토대로 고향 강진에서의 가슴 저린 기억과 같은 장작들이 모여 시적 언술 방식으로 타오름으로써, 모닥불의 온기를 느끼게 한다. 시인은 바다와 섬을 근간으로 살아가는 존재들에게도 따스한 눈빛을 보내며, 삶의 본질과 실존에 대해서 고민하기도 하고 그리움과 사랑의 풍경을 짙은 페이소스로 형상화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깊이 있는 자아 성찰과 함께 생태시의 가능성까지 보여준다. 나지막하지만 흡입력 있는 황형자 시인의 시는 진정 우리가 무엇을 소망하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준다. 이런 맥락에서 강진의 자연환경과 삶, 그리고 자아와 세계를 둘러싼 시인의 진솔한 메시지들은 우리 시의 서정적 휴머니티라는 질감을 고양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집의 특성은 시와 시조가 함께 실린 시집이라는 점이다. 전체 4부로 구성된 시집에서 1부, 3부, 4부는 시, 2부에서는 현대시조만을 모았다.

황 시인은 "원고지에 한 생애를 녹여 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느끼게 되었다. 내 안에 가꾸고 가꾸었던 은유와 상징의 날들, 내면에서만 들끓었던 기억과 한숨과 눈물을 차마 지울 수 없어 이 작은 시집에 담아본다"고 말한다.

황형자 시인은 전남 강진에서 출생했고, 국립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2019년 '해남문학' 신인상에 당선된 후, 2020년 '시조시학'에 시조로, 2023년 '문학청춘'에 시로 각각 등단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회원, 강진 문인협회 감사, 해남문학회 회원, 현대시 아카데미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형자 지음/ 황금알 펴냄/ 144쪽/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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