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쟁이" 유홍준, 30년 만에 산문집…글 잘 쓰고 싶다면

[신간]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교수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동농 김가진 서예전 '백운서경白雲書境'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7.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속되게 말해서 나는 글쟁이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문사(文士)이다."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이 30여년 만에 산문집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50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인 유홍준의 글쓰기 비법과 그의 '문장 수업' 이력을 낱낱이 공개한다. 또 신문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해 온 그의 산문 중 백미를 엄선해 묶었다.

'미술사학과 교수, 박물관장, 문화재청장,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 유홍준이 이제까지 거쳐온 이력은 다양하나, 그는 자신의 중요한 정체성은 바로 '글쟁이'라고 말한다. 1981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44년 동안 미술평론가로, 또 문화유산 전문가로 신문·잡지·도록 등에 쉼 없이 사회적 발언을 실어 보냈다.

이 책은 금연 결심을 공개적으로 선언해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고별연: 마지막 담배를 피우며'에선 유머 감각과 인문 정신이, 오십년지기 홍세화·김민기 등을 떠나보내며 쓴 추도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세월을 뛰어넘은 우정 등이 감명 깊게 펼쳐진다.

'부록' 장에는 그의 글쓰기 비법이 담겼다.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을 비롯해, 그가 어떤 독서 체험을 거쳐 지금의 '문사(文士)'가 되었는지, 또 동시대 지식인들과 동료들로부터 어떤 지적 영향을 받았는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예컨대, 유홍준과 같은 영등포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고(故) 김지하 시인이 휴지 일곱 장에 빽빽하게 써 보낸 장문의 답신은, 글쓰기에 치열한 두 '글쟁이'의 면모를 보여준다. "홍준아! 열심히 써라"로 마치는 이 편지를 읽다 보면 코끝이 찡해진다.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글/ 창비/ 2만 2000원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창비 제공)

j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