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6년·中 12년 걸렸다…제2, 제3의 한강 또 나올까

아시아 최다 수상국 두 나라, 노벨문학상 각각 2명 배출
유인촌 "한강 수상으로 많은 생각"…비평 사업 확대 '중요'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인 소설가 한강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한국 작가 가운데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강이 처음이다. 사진은 작년 11월14일 열린 한강 작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 모습. (뉴스1DB)2024.10.10/뉴스1

"일본 26년, 중국 12년, 한국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일본과 중국은 노벨문학상 123년의 역사에서 각각 두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일본은 1968년 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았고, 이로부터 26년 후인 1994년 오에 겐자부로가 상을 받았다. 중국은 2000년 가오싱젠에 이어 2012년 모옌이 받을 때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한국은 올해 소설가 한강이 처음으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벨문학상이 제정되고 첫 수상자를 배출한 지 123년 만의 쾌거다.

한국 문학계를 넘어 예술계는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일제히 환영했지만, 정작 중요한 건 제2, 제3의 '한강'이 탄생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학계 일각에서는 현 수준의 정부 지원 등을 고려하면 "두 번 다신 없을 마지막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실제 미술이나 국악 등 다른 분야에 비해 케이(K)-문학에 대한 정부 지원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술의 단색화나 국악 등에 비해 우리의 문학에 대한 정부 지원은 부족했다"며 "이번 한 작가의 수상이 이를 반전할 수 있는 분명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8회 '책의 날' 기념식 축사에서 "한 작가님의 수상이 저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며 "한글날과 '책의 날'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한국 문학의 밤을 개최한다든지, 토론 및 세미나 등을 열어 우리 문학을 더 적극적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특히 문학 비평 사업에 비중을 둘 방침이다. 작가와 작품만큼 중요한 것이 이를 해석하고 소개하는 '비평'이다. 예를 들면 미술에서 한국의 단색화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여러 비평을 통한 해석과 소개가 없었다면 지금처럼 해외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이다.

국내 비평과 해외 비평으로 나눠 진행될 신규 사업에 문체부는 적은 금액이지만 일단 내년도 예산안에 예산을 처음으로 반영한 상태이다. 국회 심사 과정이 남아 있지만 최대한 예산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번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때 문학이 아닌 다른 분야 예술가들도 문학 비평 사업의 확장에 환영의 뜻을 보여줬다"며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에 이어 문학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한국 예술이 골고루 확산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밖에 안정적인 집필 환경 제공을 위한 문학 시설 상주 작가 사업과 작가 집필 공간 지원 사업을 이어나가고, 문학나눔 도서 보급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