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불도장·MB는 돌솥간장비빔밥…역대 대통령들은 어떤 음식 즐겼나
[신간] '대통령의 요리사'
- 김정한 기자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년 4개월간 다섯 대통령에게 손수 끼니를 대접한 '요리의 대가'가 풀어놓는 특별한 음식과 사람, 잊지 못할 청와대 이야기 등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의 저자 천상현은 까다로운 신원 조회를 거쳐 1998년 중식을 좋아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 요청으로 추천을 받아서 만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청와대에 입성해 '대령숙수'가 됐다.
기본적으로 대통령 한 명의 임기 동안 차려야 하는 밥상만 대략 5000끼 이상, 여기에 다양한 규모와 형식의 만찬들까지, 요리사로서 국가 원수의 식탁을 책임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사계절 메뉴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부터 건강 상태까지 고려해야 하고,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시간과 휴가조차 마음껏 허락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타고난 감각과 뚝심으로 2018년 청와대를 떠날 때까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에 이르는 다섯 전 대통령의 삼시세끼를 책임지며 음식을 준비했다.
이 책에는 겹겹의 세월 속에 마주했던 대통령들의 인간적인 면면, 도전과 위기의 순간마다 손을 모았던 동료들, 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가족, 음식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 하나의 드라마로 기억될 다섯 대통령의 '특별한 식탁'을 추억할 수 있는 이야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별미 '불도장'을 사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일평생 사로잡은 것은 걸쭉한 '토속촌 삼계탕'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울푸드는 '돌솥간장비빔밥'이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나물 반찬을 늘 20g 정량만을 먹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효자동 메밀국수'로 바쁜 점심을 해결했다.
이 밖에도 음식 대통합을 이룬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만찬, 현대판 기미상궁으로 불리는 청와대 검식관과 해외 순방길에 밥상을 차린 잊지 못할 후일담, 그동안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비밀스러운 청와대 밥상과 주방 뒷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생생하게 담겨 있다.
△ 대통령의 요리사/ 천상현 글/ 쌤앤파커스/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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