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행복해 보여도 슬픔을 묻고 산다…함께한다면 이겨 낼 수 있겠지

[신간]그 여름날의 풍경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2021년 한국안데르센상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 '그 여름날의 풍경'이 출간됐다.

'그 여름날의 풍경'은 1960년대 후반에서부터 1970년대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마을 사람들 모두 겉으로 보기에는 다들 행복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각자 가슴에 슬픔을 묻고 있다. 순덕이는 아빠가 없지만 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꿋꿋하게 살아가고 명애는 부모님을 여의고 큰오빠네 집에서 살림을 도우며 지낸다. 영실이는 마을에서 가장 넉넉한 집안의 귀한 외동딸이지만 잘난 척하지 않고, 친구들에게 인심을 베푸는 고운 마음씨를 지녔다. '그 여름날의 풍경'의 등장인물들은 각기 다른 처지에 있지만 감정의 날을 세우며 대립하지 않는다. 친구들은 영실이의 형제자매가 되어 주고, 영실이네 부모님은 친구들의 부모가 되어 주며, 서로를 배려하며 결핍을 채워 가는 모습을 보여 준다.

그러던 어느날 행복해 보이던 영실이네 마을에 커다란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군부대 근처 위험 지역에서 인명 사고가 난 것이다.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마을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밝기만 했던 영실이의 얼굴에도 슬픔이 찾아온다. 영실이는 혼자서는 잠도 자지 못하고 무서움을 타기 시작한다. 행복하기만 했던 영실이의 삶에도 고통이 나타난 것이다. 삶의 행복과 고통에 놓여진 영실이의 유년기는 관계 속에서 펼쳐진다. 영실이는 건강한 관계 속에서 한층 성숙해지며 영실이의 뜨거운 여름날이 비로소 시작된다.

지금 시대에서는 ‘함께’보다 ‘혼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환경적으로 이웃과 함께하기 어려워졌다.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그 여름날의 풍경'이 들려주는 이웃 간의 정은 위로가 되어 주며 한창 내면의 성장통을 겪을 어린이 독자들은 '그 여름날의 풍경'을 읽으며 내면의 힘을 키우고 자신만의 뜨거운 여름날을 가꾸게 될 것이다.

◇ 그 여름날의 풍경 / 이미영 글, 한태희 그림 / 혜화나무 / 1만2000원

ajsj99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