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약 60%가 "도서정가제는 폐지가 바람직"

인터넷 문학 전문매체 '문학뉴스' 여론조사
가장 문학성 높은 대통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한 독자가 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다./뉴스1DBⓒ News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국민 10명 중 약 4명은 한 달에 책 한 권도 사거나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대다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일 문인의 이름을 딴 문학상을 폐지하거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서정가제에 대해서는 58.2%가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응답했다.

인터넷 문학전문 매체인 문학뉴스는 '2018년 책의 해'를 맞아 전문조사기관인 마켓링크에 의뢰해 국민들을 대상으로 '문학과 책'을 주제로 38개 항목에 걸쳐 전국 규모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11월23일에서 27일까지 실시된 이 조사에는 1092명이 응답했다. 여론조사 신뢰도는 95%, 표본오차는 ±3.0%포인트다.

◇'친일문학상은 폐지 또는 이름 바꿔야' 57.4%

우선 '미당문학상' '춘원문학상' 등 친일 작가 서정주, 이광수의 이름을 딴 문학상들은 ‘마땅히 폐지’(32.2%)하거나 ‘이름을 바꿔야 한다’(25.2%)는 응답이 57.4%로 절반이 넘었다. 반면 ‘이제 와서 폐지할 필요는 없다’가 16.7%, ‘친일 성향과 문학성은 별개다’가 25.9%로 존속입장은 42.6%로 집계됐다.

교과서에 실린 친일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는 ‘무조건 삭제해야 한다’가 27.7%, ‘그대로 둔 채 배경을 알려 주자’는 의견이 46.6%, ‘적극적인 친일 작품도 실어서 이를 알려야 한다’가 6.6%였다. 작품의 완성도를 따져 그대로 두자는 의견은 19.1%에 그쳤다.

◇노벨문학상 가능성은 고은, 한강, 황석영 순으로 높아

국내 문인 가운데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온다면 고은 시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38.6%의 국민이 응답했다. 이어서 한강(23.8%), 황석영(19.9%), 김훈(9.6%) 작가의 순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민들이 꼽았다.

현재 문학적 영향력이 가장 높은 작가로는 조정래 소설가(35.8%)가 꼽혔으며 다음으로 고은(24.9%), 이문열(18.9%), 김훈(14.4%)의 순이었다.

'문단 권력'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것이 생각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35.3%가 대형 출판사를 꼽았고, 문인 조직(33.6%), 비평가(15.3%), 인기 작가(14.5%) 순으로 답변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문학적 성향이 가장 높다고 생각되는 인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39%의 응답을 얻어 1위로 꼽혔으며 이어서 김대중 전 대통령(29.8%), 문재인 대통령(11.4%), 박정희(8.2%), 김영삼(5.8%) 전 대통령 순으로 집계됐다.

◇문학 관련 뉴스 중 가장 많이 보는 장르는 소설

문학 관련 뉴스를 장르별로 분류했을 때 가장 많이 보는 장르는 소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설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9.4%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서 수필(47.8%), 시(38.4%) 순이었다. 이용 매체로는 ‘인터넷 포털로 본다’가 47.3%로 가장 많았고 이어서 TV 28.3%, 신문 14.3%, 인터넷 전문매체 6.5% 순의 이용률을 보였다.

전통적으로 문학계에서 문학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 웹소설이나 웹시에 대해서 일반 국민의 절반이 넘는 55.4%가 ‘문학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인식차이를 보였다.

최근 문단 안팎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인 양산 현상에 대해서는 '대중화를 위해 바람직하다'가 50.3%나 돼 문학의 질보다는 양적 확산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보여 주었다.

◇국민의 35.9%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

한편 국민의 독서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에 가까운 35.9%가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국민의 42.5%는 한 달에 책 한 권도 사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책을 읽는다는 64.1%의 응답자 가운데 56.4%는 ‘한 달에 책을 1~2권 읽는다’고 답했으며 1권 미만 22.7%, 3~5권 17.1%, 10권이나 그 이상 3.7% 순으로 조사됐다.

도서구입비는 66.8%가 한 해 동안 10만원 미만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돼 책을 사보는 인구라 할지라도 대부분 한 달에 만 원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 구매 방식으로 책 살 때 77.2%가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다고 답해 오프라인 서점 이용 38.7%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1.6%는 ‘거의 오프라인 서점에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전자책 구입은 27.4%가 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종이책의 미래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1.4%가 ‘종이책은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서정가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2%가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소비자 권리 침해'가 60.5%로 가장 많았다.

ungaung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