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발 스마트기기 경쟁…'스마트 안경' vs '앱 없는 스마트폰'

음성 인식·의도 파악하는 AI 발전 힘입어 스마트 디바이스 진화
삼성전자·애플도 '소비자 마음' 예측하는 기술 개발 노력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의 멘로파크 메타 본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공개된 증강현실(AR) 안경 '오라이언'을 쓰고 있다. 2024.09.2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음성 인식 인공지능(AI), 시선 추적 기술 같은 입력 기술의 혁신, 사용자 의도 파악 AI 기술이 발전하며 스마트 디바이스 혁신이 가속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가 지난달 공개한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이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스마트 기기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CNET은 넓은 시야와 시선 추적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안경에 조밀하게 넣은 점을 호평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더 버지는 안경보다 무겁지만 애플의 비전 프로보다는 더 가벼운 무게와 지연 없는 컨트롤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오라이언은 AR 안경의 차세대 스마트 기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목적의 '시제품'에 가깝다. 메타는 직원과 소수의 외부인에게만 오라이언을 체험시키고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양산 제품은 경량화, 가격 경쟁력 확보, 소형화 등을 거쳐 몇 년 후 출시된다.

AR 안경은 입력 수단이 한정됐기 때문에 쉽게 상용화되고 있지 못했지만 최근 AI 발전으로 의도 추정, 시선 예측, 언어 처리 역량이 확보되며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오라이언에는 '메타 AI'라는 인공지능 비서가 탑재돼 사용자가 보는 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을 돕는다. 예를 들어 여러 식재료를 보면 이것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 조리법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미 메타가 출시한 스마트폰 연동형 스마트 안경 '레이반 메타'는 음성 인식 AI가 탑재돼 영상 촬영, 메시지 전송 등이 가능하다.

메타는 "AR 안경이 인간 중심 컴퓨팅의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화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디지털 경험이 가능하고 실내외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서로의 얼굴과 눈빛, 표정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의 불편을 줄이고 제품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글로벌 ICT 포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이 '설정' 메뉴를 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목표로 키보드 및 카메라 관련 성능을 개선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기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함께 사용자 의도를 예측하는 프레임워크 'UI-JEPA'를 제안하는 연구 결과를 9월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효과적으로 인식해 AI가 학습하는 것을 돕는 것이다.

독일 통신회사 도이치텔레콤은 올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애플리케이션(앱) 없는 스마트폰'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하며 관련 기술을 선보였다.

'브레인.AI', 퀄컴 등과 협업으로 개발 중인 이 스마트폰은 AI 비서가 사용자의 명령을 받아 하나의 앱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수행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항공편 예약이 필요할 때 항공사 앱을 깔지 않아도 AI 비서에게 명령하면 AI 비서가 알아서 정보를 탐색하고 예약 결과를 알려줄 수 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