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창업자 구속에 카카오 경영 쇄신 먹구름

쇄신 구심력 약화·CA협의체 표류 우려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쇄신 계속…무거워진 어깨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7.2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카카오(035720)(035720)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의장이자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인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그룹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3일 김범수 창업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그룹 경영 쇄신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CA협의체 산하에 설치한 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고, CA협의체 의장자리도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맡을 수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말부터 카카오 경영 전반 쇄신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경영쇄신위원장으로 등판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해왔다.

지난해 12월엔 정신아 당시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카카오 대표로 선임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다.

올해 들어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 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집행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를 출범했다.

2월엔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인 CA협의체를 확대 개편해 그룹 구심력도 강화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CA협의체가 상정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이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24개로, 1년여 전 공정위 발표 당시(147개)보다 23개가 줄었다.

카카오와 준신위 출범 6개월 차에 열린 워크숍을 통해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등 3가지 의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는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김 창업자(CA협의체 의장) 주도로 경영 쇄신에 나서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카카오는 경영진과 모든 직원이 윤리적 리더십을 준수할 수 있도록 카카오그룹 윤리헌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막기 위해 무분별한 신규 기업공개(IPO)를 지양한다는 원칙 등을 확립했다.

카카오 등 플랫폼 산업 특성에 맞는 준법 경영 체계와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도 발주했다.

이처럼 김 창업자는 그간 카카오와 계열사 전반의 경영 쇄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의 부재가 현실화하면 주요 의사 결정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없더라도 정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정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대표들이 각자 쇄신TF장을 맡고 있어 그룹 쇄신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