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창업자 구속에 카카오 경영 쇄신 먹구름
쇄신 구심력 약화·CA협의체 표류 우려
정신아 대표 중심으로 쇄신 계속…무거워진 어깨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카카오(035720)(035720)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의장이자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인 김범수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그룹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3일 김범수 창업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창업자가 구속되면서 그룹 경영 쇄신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CA협의체 산하에 설치한 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 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고, CA협의체 의장자리도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맡을 수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말부터 카카오 경영 전반 쇄신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경영쇄신위원장으로 등판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해왔다.
지난해 12월엔 정신아 당시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카카오 대표로 선임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했다.
올해 들어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 경영을 지원하는 외부 집행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를 출범했다.
2월엔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 기구인 CA협의체를 확대 개편해 그룹 구심력도 강화했다.
CA협의체가 상정한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선택과 집중'이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24개로, 1년여 전 공정위 발표 당시(147개)보다 23개가 줄었다.
카카오와 준신위 출범 6개월 차에 열린 워크숍을 통해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 등 3가지 의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는 책임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김 창업자(CA협의체 의장) 주도로 경영 쇄신에 나서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카카오는 경영진과 모든 직원이 윤리적 리더십을 준수할 수 있도록 카카오그룹 윤리헌장을 마련하기로 하고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막기 위해 무분별한 신규 기업공개(IPO)를 지양한다는 원칙 등을 확립했다.
카카오 등 플랫폼 산업 특성에 맞는 준법 경영 체계와 평가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도 발주했다.
이처럼 김 창업자는 그간 카카오와 계열사 전반의 경영 쇄신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의 부재가 현실화하면 주요 의사 결정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없더라도 정 대표를 중심으로 쇄신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정 대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대표들이 각자 쇄신TF장을 맡고 있어 그룹 쇄신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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