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쇄신·AI 바쁜데 사법리스크까지…계열사 매각설 배경은

기각 가능성 기대…"SM엔터 인수에 깊숙이 관여 안 해"
비주력 계열사 매각, 핵심 사업 집중…"영업이익률 개선 중요"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카카오(035720) 쇄신에 제동이 걸렸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카카오 경영 전반에 나서 쇄신 작업을 주도하고 있었다.

카카오는 사법리스크와 별개로 쇄신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고,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안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에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카카오 측은 '기각'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SM엔터 인수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김성수·이진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 대표이사에게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수전 당시에는 김 위원장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의 센터장으로 자회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지 않았다.

다만, 기각되더라도 검찰은 추가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카카오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쇄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카카오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김 위원장은 현재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고, 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장도 맡고 있다.

카카오는 물론 계열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모두 CA협의체를 통해야 한다. 카카오 그룹 내 가장 강력한 의사결정 기구에 공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쇄신 작업에 함께 힘을 모아온 카카오 노조 측도 김 위원장 구속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구속 수사가 결정되면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다.

갖은 내우외환 속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 발이 묶이면서 인공지능(AI) 시장 진입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얘기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카카오는 사법리스크와 별개로 쇄신 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시너지가 나지 않는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AI를 중심으로 핵심 사업에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게임즈(293490), 카카오VX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이번에 문제가 된 SM엔터테인먼트 매각설도 투자은행(IB)업계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쇄신의 결과물은 결국 주가 회복이고, 이를 위해서는 영업이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본업과 시너지가 없는 사업은 매각하고 AI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