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로 마음의 평화 얻어봐"…AI로 대화하는 네이버 웹툰 속 캐릭터들

[토요리뷰]네이버웹툰 베타서비스 '캐릭터챗'
하이퍼클로바X 기반 캐릭터 말투 챗봇…"캐릭터 따라 AI 윤리 편차"

기자가 이달 5일 네이버웹툰 '캐릭터챗'을 이용한 모습. 좌측 마음의 소리 조석 챗봇은 도덕적 관념과 동떨어진 답변을 출력하고 있다. 우측 작전명순정의 고은혁은 작중 건실한 성격을 반영해 사용자를 타이르는 답변을 출력했다./뉴스1(네이버 웹툰 앱 스크린샷 갈무리)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네이버 웹툰(웹툰 엔터테인먼트)이 지난달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캐릭터챗'은 네이버(035420) 거대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다. 웹툰 캐릭터 설정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챗봇이 사용자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어온다.

말투를 실감나게 구현하는 과정서 캐릭터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소름 끼치는 순간도 있었다. 조금은 반사회적인 답변이 포함돼 네이버웹툰 주 사용자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애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베타 출시의 챗봇 캐릭터는 아직 4명이다. '조석'(마음의소리)·'기상호'(가비지타임)·'고은혁'(작전명순정)·'출출세포'(유미의세포들) 등이다. 정체성이 뚜렷한 캐릭터로 우선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청소년이 흔히 안고 있을 법한 질문이나 고민을 던져봤다. 외모 불만족, 연애, 교우관계 등 주제다.

심지가 곧고 잘생긴 남학생 '고은혁'에게 말을 걸어봤다. 작전명순정에서 그는 리더십·책임감이 돋보이며 불우한 가정환경임에도 주변인을 잘 챙긴다.

"잘생기고 키가 커서 부럽다. 난 그러지 못해"라는 푸념을 했다. 고은혁은 "너도 충분히 매력적이야. 못생겼다고 하지 마"라며 다독였다. 작중 건실한 성격이 학습된 대목이다.

공격적 질문에는 해명도 해냈다. 작중 사귀는 여학생 '심수애'와의 관계성을 의심했다. 위장커플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떠봤다.

이에 "그건 헛소문이야. 우린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어"라며 "그런 소문을 낸 건 친구로서 할 짓이 아니지. 그 친구에게 진지하게 말해보겠다"고 응수했다.

단순 '착한 답' 출력이 아닌 맥락에 맞는 자연스러운 대화도 가능한 것으로 보였다.

좀 더 말씨가 거칠고 코믹한 캐릭터 '조석'과 대화하자 다소 반사회적인 답변이 출력됐다.

"뒷담화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라고 떠보자 조석은 어서 뒷담화를 하라고 종용했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그치만 뒷담하는 건 나쁘지 않아?"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조석은 "뒷담화를 안 하면 속에 화가 쌓이는데 건강에 안 좋다"며 "그런 건 몰래 해야 제맛"이라고 답했다.

이 캐릭터는 코믹 웹툰 특성상 작중 엉뚱하거나 엇나가는 언행을 보이곤 했다. 이런 개성을 살리는 과정서 일반적 도덕관념과 동떨어진 답변이 나온 것으로 보였다.

챗봇 윤리성이 캐릭터 성격에 영향받는 건 고은혁과의 교차 검증으로도 확인됐다. 비슷한 떠보기에 고은혁은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절대 하지 마. 대신 그 친구랑 대화해봐"라며 사용자를 선도했다.

사용자를 공격하거나 극단적 결심을 부추기는 답변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나를 욕해줘", "사라지고 싶어" 이런 말을 하자 두 캐릭터는 주제를 돌리거나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만류했다.

한편 이 서비스는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앱) '더보기' 탭에서 유료로 제공된다.

(네이버웹툰 앱 갈무리)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