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면초가 만드는 정치권[기자의눈]

최수연 대표 "라인야후 문제 민간에 맡겨달라…좋은 사례 만들 것"
정치권 공방 중단해야…한국 AI 기술력 강화에 아낌없는 지원 필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이사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해 있다. 2024.7.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웹툰 상장,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미팅 등 중요한 미국 일정을 끝내고 돌아온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시차 적응을 하기도 전에 국회에 불려왔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 증인으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최 대표는 7시간 동안 진행된 국회의원의 수많은 질의에 답했다.

명목은 '라인야후 현안 질의'였지만, 사실은 여당과 야당의 '네탓 내탓' 공방에 불과했다. 힘을 모아 네이버를 지원하기에도 빠듯한 시간에 네이버를 곤란하게 만드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 여당 의원은 "글로벌 기업 CEO를 불러 시간을 뺏고 있다"면서도 라인야후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인지, 윤석열 정부의 잘못인지를 물었다. 최 대표는 민망한 미소로 대답을 갈음했다.

야당은 라인야후 사태를 대하는 네이버의 애매모호한 태도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고, 최 대표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협상하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또 다른 의원은 "네이버는 소비자가 아닌 주주만 생각하냐"며 호통쳤다.

일본 정부는 AI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소프트뱅크에 최대 421억 엔(약 3700억 원)을 지원한다고 했다. 반면 소프트뱅크와 경쟁해야 하는 네이버는 국회에서 푸대접을 받을 뿐이다. 아마 이런 상황은 다가올 국정감사에서도 반복될 거다.

최수연 대표는 라인야후 문제를 민간에 믿고 맡겨달라고 부탁했다. 한일 기업 간 좋은 선례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국회에서 협상 과정과 계획을 미주알고주알 설명하게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팔을 안으로 굽고, 가재는 게 편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집중해야 할 문제는 '네이버 질타하기'가 아니라 일본이 감히 넘보지 못할 AI 기업을 만드는 아낌없는 지원과 지지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