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그만둬" 日·EU는 글로벌 빅테크 정조준…韓은 구글 공화국?
일·EU, 글로벌 빅테크 규제하면서 자국 플랫폼 지키기
당국 규제 비웃는 구글…국내 기업 옥죄는 플랫폼법 추진 우려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글로벌 빅테크의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각종 법안을 추진 중인데, 한국은 국내 플랫폼 기업만 옭아매는 모양새다. 그사이 외국계 플랫폼 기업은 국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촉진법'을 국회 상원 본회의에서 가결했다.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의 타사 개방과 검색에서 자사 서비스의 우선 표시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25년 중 본격 시행될 전망이다.
일본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50%가 넘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애플을 염두에 둔 규제안이라고 볼 수 있다.
EU는 대형 기술 기업의 과도한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는 가장 강력한 규제안이라고 불리는 '디지털시장법(DMA)'을 시행했고, 바로 애플을 기소했다.
그동안 애플이 앱 개발자들에게 자체 앱스토어 내에서 자사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해왔고, 최대 30% 수수료를 부과한 것이 DMA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DMA 시행 이후 애플은 유럽에서 앱스토어를 개방하고, 수수료도 17%로 낮췄지만 EU는 이 조치도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만약 DMA 위반이 결정되면 애플은 전 세계 하루 평균 매출액의 최대 5%에 해당하는 벌금을 매일 부과받는다. 약 700억 원을 매일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러 영국 의회도 DMA와 유사한 법안인 '디지털 시장, 경쟁 및 소비자법'(DMCC·Digital Markets, Competition and Consumer)을 통과시켜 올해 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자국 플랫폼을 잠식하는 글로벅 빅테크 기업의 독점을 막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한국의 규제 시계는 반대로 가고 있다.
국회는 최근 EU의 DMA와 유사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플랫폼법)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 대상은 사실상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 등 국내 플랫폼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국 플랫폼이 각종 규제로 새로운 사업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구글 등 해외 플랫폼 기업은 활개를 치고 있다.
구글은 네이버, 카카오가 정치권의 입김에 문 닫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인기 급상승 검색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부활시켰다.
국내 1위 음원 플랫폼이 된 유튜브 뮤직은 저작권료 지급 시 국내 음원 플랫폼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과 관련한 과징금 부과 조치는 9개월째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 기업이 국내 규제에 맞춰 수십억 원의 비용을 쓰는 동안 해외 플랫폼 기업들은 오히려 독점적 위치를 점하면서 우위에 서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플랫폼법 도입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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