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가입한 美 IT 단체 "韓 공정위 주장은 거짓"…플랫폼법 추진 우려
"미국 플랫폼법도 단순히 재발의만 된 상황…과잉규제 우려 커"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가 "해외에서는 플랫폼 규제 법안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은 거짓이라는 성명문을 냈다.
CCIA는 구글, 아마존, 메타, 애플 등 빅테크를 회원사로 둔 글로벌 IT 단체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연구소장 겸 수석경제학자 트레버 와그너는 6일(현지시각) 협회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한국 공정위 관계자들은 미국이 디지털시장법(DMA) 방식의 법을 추진해 통과시킬 예정이므로 한국도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거짓"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올해 2월 플랫폼 경쟁촉진법'(플랫폼법) 도입에 국내외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자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지만, 5월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사전 지정 제도'를 포함한 플랫폼법 재추진을 공식화했다.
공정위 플랫폼법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 형식을 본떠 시장 내 '지배적 플랫폼의 사전 지정'을 핵심으로 한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6일 "EU의 DMA는 사전 지정 제도이고, 영국과 독일 역시 사전 지정제"라며 "일본 법안도 사전 지정을 전제로 하는 등 대부분 입법례와 관련 법안이 사전 지정 제도를 포함해 구성됐다"며 사전 지정 방식의 플랫폼법 추진을 강조한 바 있다.
트레버 와그너는 "미국의 온라인 혁신과 선택법(AICOA)은 2년 전 117대 의회에서 폐기됐고, 현재 118대 의회에서도 이 법안을 부활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AICOA는 EU DMA의 미국판으로 알려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이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이 추진되었지만 과잉규제에 대한 우려로 관련 법안들은 폐기된 바 있다.
와그너 소장은 모든 미국 의회 임기를 살펴봐도 발의된 법안 중 불과 2~8%만이 법으로 제정되었고, 각 의회 임기마다 발의된 법안의 적어도 80%에 대해서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 공정위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AICOA는 단순히 재발의만 되어 법안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거나 통과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 국회입법조사처도 사전지정 방식의 규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또다시 미국 측의 공개 비판으로 통상 문제까지 우려된다"면서 "공정위는 업계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사전 지정 방식의 규제만을 고집하고 있어 진정 소통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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