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기술독립? 쉽지 않을텐데"…라인쇼핑·월렛서도 쓰인 네이버 AI

이데자와 라인야후 CEO "네이버로부터 기술 독립 추진할 것"
"일본 IT 역량으론 '탈 네이버' 수습 불가…네이버 개발자 영입전 벌일 것"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압박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4.5.13/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라인야후가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네이버(035420)의 기술력과는 아직 차이가 커 1~2년 안에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자본 관계가 재검토된다고 해도 네이버에 의존하는 구도는 당분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사토 이치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최근 아사히 신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 흔적을 지우려는 라인야후가 기술적으로 독립하기 어려울 거라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그간 네이버에 맡긴 정보통신(IT) 인프라 위탁을 순차 종료하고 기술적 독립을 추진한다.

이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라인야후 실적발표서 밝힌 내용이다. 앞서 3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기술적 파트너로 라인야후에 제공한 IT 인프라는 분리하는 방향성이 정해졌다"고 말했다.

라인야후가 운영하는 검색 포털 '야후재팬'에 네이버 관련 지원이 종료된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메신저 '라인' 관련 양사간 기술 협업도 라인야후가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라인 서비스인 라인쇼핑·라인월렛. 모두 네이버의 AI 기술 적용을 통해 고도화를 거친 적이 있다.(네이버 클로바 공식 블로그 등 갈무리)

라인은 메신저 이외 커머스, 핀테크 서비스 등을 담은 '슈퍼 애플리케이션'(슈퍼앱)으로 발전 중이다. 네이버의 커머스 운영 노하우, 인공지능(AI) 역량 등이 그간 여기에 투입됐다. 라인야후는 이제부터 이런 기술적 수혜 없이 스스로 해내야 한다.

일례로 동남아시아 시장서 최근 존재감을 키운 '라인쇼핑'에는 네이버의 AI 상품 추천 시스템 'AiTEMS'가 적용됐다. 사용자 상품 클릭·검색·구매 등에 기반해 연관 상품을 추천하는 기술이다.

일본, 대만, 태국 등서 서비스되는 핀테크 종합 서비스 '라인월렛'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클로바 머신러닝 팀은 카드사 포인트·제휴 혜택 등을 추천하는 알고리즘 설루션을 여기에 적용했다.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가 응용될 수 있는 협업 분야도 라인야후가 놓칠 대목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지난달 '테크니컬 리포트'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주요 오픈소스 모델보다 일본어·힌디어·베트남어 등 아시아 언어 능력이 우수하다.

물론 라인야후 나름대로 '탈 네이버'를 하고자 기술적인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최근 구글의 머신러닝 플랫폼 '버텍스 AI'를 시범적용한 검색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네이버로부터의 기술 독립 후 이를 수습할 만한 IT 개발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며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힘을 빌린다 해도 개발·서비스 기획의 로직이 상이한바 바로 적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라인야후는 수면 아래로 네이버 자회사 등에 구조요청(SOS)을 보내거나 지분이 정리되는 대로 네이버 출신 개발자들을 최대한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035420)는 일본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같은날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떤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매각이라는 표현이 없었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 지분 매각 압박으로 인식되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