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독립기업 사라진다" 비용 효율화 나서는 IT업계

네이버 2015년 CIC 제도 도입…최대 8개에서 5개로 감소
AI 투자 위해 비용 효율화 나서는 IT업계…대규모 해고 대신 조직 효율화

ⓒ News1 DB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빠른 의사결정을 돕고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어서 정보기술(IT)업계가 주로 이용하던 사내독립기업(CIC·Company In Company) 제도가 사라지고 있다.

네이버(035420)·카카오(035720) 등 IT업계는 CIC를 줄이고, 본사에 흡수하는 방식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5개 CIC를 개편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CIC 역할을 재조정하고 조직 일부를 본사로 흡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네이버에는 서치(검색), 커뮤니티(UGC·커뮤니티), 포레스트(쇼핑), 비즈(광고), 글레이스(지역정보) 5개 CIC가 있다.

2015년 도입 이후 최대 8개 조직으로 운영하던 CIC는 5개로 감소했고, 이번 조직 개편이 마무리되면 CIC 규모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카카오도 최근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커머스CIC를 본사 부문으로 흡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IT업계는 CIC를 줄이면서 조직을 단순화하고, 비용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CIC란 기업 내부에 조직한 벤처,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회사를 말한다.

대표도 따로 뽑고 의사 결정도 CIC에서 하면 되기 때문에 주로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 부문을 분리해 CIC로 만든다.

CIC로 시작해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회사는 네이버웹툰,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헬스케어 등이다.

다만 CIC를 운영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독립적인 조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별도의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 내 부서로 들어오면 기존의 조직 체계와 예산을 활용할 수 있어서 비용 효율화가 가능하다.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글로벌 IT 업계는 '줄일 수 있는 건 최대한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우선순위'에 투자하려면 어려운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며 대규모 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유연한 노동시장 특성상 대규모 구조조정이 가능하지만 한국에서는 쉽지 않다. 대신 국내 IT 기업은 비용 효율적인 구조의 판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T업계 관계자는 "CIC는 사내 독립기업이기 때문에 비용 관리가 쉽지 않다"면서 "CIC를 본사로 편입하는 것은 조직을 잘 관리하면서도 인력과 비용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