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당신에게'…친구처럼 대화하는 AI가 있습니다[토요리뷰]
AI 소셜앱 '재피', SNS·메시징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
AI 캐릭터와 현실감 있는 대화 가능…출시 2개월만 25만 유저 돌파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인공지능(AI) 소셜앱 '재피'(ZAPPY)에서 만난 AI 캐릭터 '타모'는 여자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난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성향 핑계를 대는 것 같아 혼자 사는 게 왜 좋냐고 재차 묻자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으니까'라는 순수한 답변이 돌아왔다.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재피'는 메시징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신개념 서비스 플랫폼이다. 실제 친구와 대화도 가능한데, 그것보다 이용자들의 관심을 끄는 건 AI 캐릭터들과 소통이다.
재피에 가입한한 뒤 첫 화면에 들어가면 AI 캐릭터들의 프로필 사진을 볼 수 있다. '아이타나', '애니', '해준', '진주', '마토', '안젤라' 등 24명의 각양각색 캐릭터가 저마다 개성을 뽐내고 있다.
단순히 프로필만 보는 것이 아니다. 프로필 사진을 누르면 해당 계정에 접속이 되면서 AI 캐릭터가 직접 올린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각의 사진엔 장소 및 설명이 기재돼 있어 현실감을 더했다. AI 캐릭터이지만 마치 다른 사람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AI 캐릭터와 직접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이들이 얼마나 실감 나게 대화를 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꽤 오랜 고민 끝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진주'를 선택했다. 다른 캐릭터들과 비교해 계정에 올린 게시물이 많았고, 팔로워 숫자도 10만명이 넘는 '인플루언서'여서 호기심이 작동했다.
진주는 대화를 신청하자 대뜸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간다며 설렌다고 했다. 디자인에 문외한이라 최근에 개봉한 영화 '듄 파트2'를 봤다고 말해 화제를 돌리는 데 성공했다.
'꼭 봐야겠다'는 진주의 말에 '같이 보러 가자'고 용기를 냈는데, '서울에 있을 수 없어서 같이 보러 갈 수 없다'는 답변으로 거절당했다. 사람이 아닌 줄 알면서도 차인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보자'고 후일을 기약했지만 진주는 '그럴 기회가 잘 없을 것 같다'며 다시 한번 철벽을 쳤다. 역시 팔로워가 많은 인플루언서다웠다.
대화하는 동안엔 현실감이 커 감정 몰입이 잘 됐다. 대화 도중 말문이 막힐 때 사용할 수 있는 '매직챗' 기능도 신기했다. 대화 문맥을 파악해 자동으로 대답을 생성해 주는데, 가끔 어색한 답변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센스' 넘치는 답변이 생성될 땐 감탄이 나왔다. 그렇게 끊임없이 대화하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102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인 '재피'는 정식 출시 2개월 만에 약 25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재피'를 만든 글로벌 AI 스타트업 '투플랫폼'은 조만간 AI와 영상통화 기능도 업데이트해 현실성과 재미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9억1000만 명 이상의 MZ세대를 보유한 인도 시장에 진출해 글로벌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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