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서울아레나 시공사 선정 의혹에 카카오, 내부 감사
김정호 경영지원총괄, 욕설 논란도…인적 쇄신 신호탄 되나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비상 경영에 돌입한 카카오(035720)가 K팝 공연장과 자체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 등에서 불거진 수의 계약 의혹을 놓고 내부 감사에 들어갔다.
최근 비상 경영 회의에서 '준법·인사·재무를 밀착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대대적 인사로 위기를 타개할지 관심이다.
2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027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준공 예정인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와 지난 9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준공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시공사 선정 과정의 비리 제보를 접수,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수의 계약이 아닌 경쟁 입찰로 비용 절감이 가능했음에도 특정 업체와 계약하며 회사에 불필요한 손해를 끼친 것은 없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김 창업자로선 회사 성장의 근간이었던 자율 경영의 폐해로 간주될 수 있는 사안에 선제 대응해 쇄신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카카오는 서울시와 손잡고 음악 전문 공연장과 극장 등으로 구성된 서울아레나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애당초 시는 2022년 착공에 돌입, 2025년 서울아레나를 준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존 시공사였던 A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착공이 지연됐다. 그 자리를 B사가 급하게 채웠는데 이 과정에서 수의 계약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와 B사 모두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을 지을 여력이 있는 건설사는 B사가 유일했고, 사업 지연을 우려한 카카오의 요청으로 수의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서울아레나 건축비는 3008억원이다.
공교롭게 카카오의 첫 자체 데이터센터의 시공도 B사가 맡다 보니 의심스러운 시선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당 데이터센터는 총 3곳의 건설사가 참여하는 공개 입찰을 거쳤다. 데이터센터의 공사 금액은 총 4249억원 규모로, 카카오가 B사와 계약한 금액은 1436억원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전면 감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카카오 공동체 전반의 인적 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김 창업자는 이달 초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비상 경영 회의를 열고 사업 전반의 프로세스를 점검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법신뢰위) 인적 구성도 마치며 인적 쇄신을 위한 기본 작업은 마쳤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준법신뢰위의 유일한 사내 인사이자 그룹 컨트롤타워에 해당하는 CA협의체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이 회의 중 직원들 앞에서 욕설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네이버 공동창업자 출신인 김 총괄은 2012년 발달장애인의 창업과 고용을 돕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만들었다. 지난해 5월부터 김 창업자가 세운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으로 일하다, 올해 9월 CA협의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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