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한 내용이 광고로 떠요"…찜찜한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 만든다
기기 식별 정보도 개인정보 될 수 있어…연말 가이드라인 발표
맞춤형 광고하고 싶은 업계 "어떻게 동의를 다 받나" 반발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업계 반발로 미뤄지고 있던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이 연내 만들어진다. 가이드라인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권한과 범위를 담을 예정이다. 다만 PC나 모바일을 이용한 기기 식별 기반 정보를 개인정보로 보호받아야 하는지가 쟁점이 되고 있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와 당국에 따르면 연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 당초 상반기 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이 길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지난해 9월 개보위는 구글과 메타에 1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맞춤형 광고 개선안을 추진해 왔다. 플랫폼 기업이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 식별 정보를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것이 문제였다.
메타와 구글은 이용자 식별 쿠키를 통해 행태정보를 회원 정보와 결합해 활용했다. 여기서 행태정보란 이용자가 접속한 페이지, 콘텐츠, 방문 시각, 광고 클릭 여부 등이다. 해당 행태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명백한 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문제는 이용자를 식별하지 않았을 때다. 국내 플랫폼은 이용자가 아닌 '기기 식별 기반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왔다. 현재 법으로 이는 위반 사안은 아니다.
예컨대 구글은 A라는 자연인이 어디서 무엇을 검색하고, 어떤 광고를 클릭했는지 정보를 수집한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개인정보의 회색영역이다. 기기정보가 이에 해당된다. 기기에 1이라는 형태를 부여해 1이 검색한 내용을 수집하는 건 개인정보가 아니다. 1이 누구인지는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이라는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어떤 곳을 가고, 무엇을 검색하는지 데이터가 쌓이면 개인정보가 될 수도 있다.
지역, 성별, 연령을 추측해 누구인지 특정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의 쟁점은 기기 식별 기반 정보를 수집할 때도 개인정보공개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다. 어떤 것을 동의받아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받아야 하는지를 논의 중이다.
산업계에서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트렌드인 만큼 과도하게 정보 수집을 제한하는 것은 산업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IT업계 관계자는 "광고가 아니더라도 AI 시대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용자의 정보가 필요하다"면서 "비식별화된 정보까지 하나하나 다 동의받아야 한다면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없고, 오히려 이용자들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개보위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것들을 명확하게 동의받도록 하는 것이 가이드라인에 담길 예정"이라면서 "그동안 이용자 입장에서 잘 모르게 행태정보가 수집되던 관행들을 고치고, 업계 의견도 잘 수용해 최종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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