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치매 치료제 기술 수출 큐어버스 "상용화 이르면 5년 내"

안젤리니파마와 5037억 기술 수출 체결
기술개발부터 창업 후 지원까지 정부 지원 이어져

박기덕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왼쪽)와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의 기술 수출 계약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2024.10.21 ⓒ 뉴스1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빠르면 5년 내 상용화 기대를 하고 있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이사는 2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계약 성과를 설명하며 상용화 시기를 이같이 예측했다.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창업기업인 큐어버스는 안젤리니파마와 5037억 원(3억 7000만 달러)의 기술 수출 계약을 16일에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수출 대상 기술은 9월 임상 1상에 착수한 'CV-01'로 신약 상용화 성공 여부에 따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술수출 사례 중 역대 최대 금액의 성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치료제는 대부분 주사 형식으로 개발되는 치료제와 달리 먹는 치료제라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아도 치매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산화성 스트레스 및 염증 방어 기전인 'Keap1/Nrf2 시그널 경로'를 활용했다. 나이가 들며 이 경로가 제대로 작용하지 않으며 염증이 만들어지고 치매 및 파킨슨병이 야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덕 KIST 박사는 "이 경로는 평소에는 스위치가 꺼져 있지만 산화성 스트레스 등이 발생하면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인지 기능을 개선해서 알츠하이머에 좋은 효능을 보이는 이런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약물은 스위치를 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약물은 10여 종이 임상에 있지만 독성이나 부작용 문제로 성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저희 약물은 원하는 타깃에만 붙는다. 기존 약물은 (타깃뿐 아니라) 옆의 스위치도 켜주면서 독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뇌에 있는 (약물 등 결합 부위) 135종을 봤을 때도 다른 데는 전혀 건드리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큐어버스는 글로벌 권리 외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달성 대가로 총 5037억 원을 받고 매출 로열티는 별도로 받는다. 또 한국과 중국에서의 상업화 권리는 큐어버스가 유지한 채 독자 개발을 한다. KIST는 큐어버스로부터 제삼자 기술료의 20%를 받는다.

KIST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했으며 '바이오스타 사업'의 지원으로 2021년 기술출자회사 큐어버스를 창업했다.

큐어버스는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에서 과기정통부로부터 연구소기업 등록, 세제 혜택 등 사업화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비임상을 2년 만에 완료하고 81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빠르게 하면 5년 정도면 저희가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임상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어 더 길어질 수 있다"며 "과기정통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이전에 성공한 CV-01은 2025년도 말까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026년도에 임상 2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술이전에 힘써 주신 정부와 KIST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투자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