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창업기업 '큐어버스', 5000억 규모 치매 치료제 기술 수출

주사 아닌 먹는 방식…뇌 염증 막아 신경 손상 방지
기술개발부터 창업 후 지원까지 정부 지원 이어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키스트) 50주년 기념 조형물. 2020.06.08/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KIST 창업기업인 큐어버스가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5037억 원(3억 7000만 달러)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수출 대상 기술은 9월 임상 1상에 착수한 'CV-01'로 신약 상용화 성공 여부에 따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술수출 사례 중 역대 최대 금액의 성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회사들은 치매의 원인으로 꼽혀온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뇌에 과다하게 쌓이는 것을 막거나 제거하는 물질을 개발해 왔다. 이 방식은 효능의 한계와 환자 사망 등 안전성 문제가 존재했다.

이에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뇌 염증 및 산화성 스트레스가 치매의 근원일 가능성에 주목해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박기덕 KIST 박사 등 연구진은 2014년부터 차세대 치매치료제 개발에 돌입했다. 그들은 신경염증 반응을 억제해 뇌 신경회로 손상을 방지하는 방식에 집중했다. 구체적으로 산화성 스트레스 및 염증 방어 기전인 'Keap1/Nrf2 시그널 경로'를 활용한다.

그 결과 나온 것이 CV-01이다. 신약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해당 기전의 치매 치료제로는 세계 최초가 된다.

치료제로서의 장점은 먹는 약으로 개발돼 자가에서 손쉽게 주기적으로 복용하는 것이다. 또한 질병의 원인 물질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성질이 커서 기존 뇌혈관부종 등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성공 시 총 5037억 원을 받는 이번 성과는 정부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KIST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했으며 '바이오스타 사업'의 지원으로 2021년 기술출자회사 큐어버스를 창업했다.

큐어버스는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에서 과기정통부로부터 연구소기업 등록, 세제 혜택 등 사업화 지원을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비임상을 2년 만에 완료하고 81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는 과기정통부·보건복지부 공동 주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지원으로 임상 1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CV-01은 치매, 뇌전증, 파킨슨병 등과 뇌 신경계 질환에 획기적인 잠재력을 지니고 있어 뇌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기술개발, 사업화, 임상 등 전 주기에 걸친 정부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