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전기차 포비아…빅데이터로 전조 증상 감지"

'배터리 석학' 최장욱 교수…"중국 이기려면 산학연 협력 필요"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18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가을 총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자협회제공) 2024.10.18 /뉴스1

(부산=뉴스1) 김민재 기자 = "불이 나지 않게 하는 방법에만 집중하기보다 기초적인 배터리 설계 과정에서 잘못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18일 부산에서 열린 한국화학공학회 가을 총회에 참석한 '배터리 분야 석학' 최장욱 서울대 교수에게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지난해 '현대차-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센터장으로 부임한 최 교수는 최근 빅데이터로 배터리 화재 사고의 전조 증상을 감지하는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 과정을 '건강검진'에 비유했다. 최 교수는 "병원에서도 '언제 죽을 겁니다'라고 통지하는 게 아니라 '검진 결과가 안 좋으니 미리 조심해야 한다'고 안내한다"면서 "연구진도 (전기차 배터리에) 큰 문제가 생기기 전 충·방전 과정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예방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과정은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의사가 수많은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과 유사하다. 최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 관련 빅데이터 진단도 통계적인 유의성으로 신뢰도를 확보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산학연의 '조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제언이다.

최 교수는 "중국은 워낙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우리가 예산 면에서 앞설 수는 없다"며 "학계가 바닥을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이 시장·상용화 관점에서 성을 쌓아야 모래성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minj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