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청동기·농경 전파 이주민은 한반도 출신…유전체로 입증

고대 유해 DNA 분석하니 현대 한국인과 가장 가까워
"야요이 시대 일본 열도 이주민 다수가 한반도 출신 시사"

도쿄 대학 오하시 준 박사 연구진이 연구한 일본인 유전체를 형성한 이주의 역사. 야요이 시대에 한반도에서 온 이주민이 조몬인과 섞여서 현대 일본인의 조상 인구가 형성됐다. 이 이주민은 동아시아와 관련된 유전적 조상과 동북아시아와 관련된 유전적 조상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 일본인은 조몬, 동아시아, 동북아시아의 세 가지 유전적 조상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 제공, Credit Kim et al 2024) 2024.10.15 /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도쿄 대학 연구진이 현대 일본인 유전체의 80%를 차지하는 고대 이주민의 출신 지역이 한반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16일 과학계에 따르면 '인간 유전학 저널'(Journal of Human Genetics)에 유전체 분석으로 일본 이주 역사를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역사에서는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제외한 열도 지역을 유물과 고고학 증거를 기준으로 조몬 시대, 야요이 시대, 고훈(고분) 시대 등으로 구분한다.

조몬 시대는 학설에 따라 기원전 약 1만 5400년 전부터 기원전 700~300년까지로 여겨진다. 줄무늬(조몬) 토기가 대표적 유물인 이 시대는 석기가 많이 쓰였다. 이때 일본 열도토착민을 '조몬인'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에 따르면 조몬시대에 해당하는 기원전 3000년쯤까지 일본은 고립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아시아 대륙에서 일본으로 사람들이 이주하며 청동기, 농경 기술 등이 열도에 전해져 야요이 시대가 열렸다. 야요이 시대는 학설에 따라 갈리지만 기원전 10~7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 중반까지다. 이때 일본에서는 본격적으로 청동기와 같은 금속 도구가 쓰이기 시작한다. 또 벼농사 기술 등이 전파돼 '야요이 문화'가 꽃피게 된다. 이때 사람을 '야요이인'이라고 한다.

그 이후 고훈 시대에 이르러서 삼국지, 삼국사기 등에 일본 열도의 국가를 언급하는 일본 외부의 최초 기록이 나타난다.

현대 일본인의 유전체의 80% 이상은 동북아시아, 동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고대 사람에게서 유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유전체의 대부분은 이주 이전인 조몬인 관련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현대 일본인 유전체의 80%에 영향을 미치는 고대 이주민이 어디서 왔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학계에서는 2계통 가설과 3계통 가설이 경쟁했다. 2계통 가설은 현생 일본인이 토착 조몬인과 한반도 출신 이주자의 혼합으로 현대 일본인의 유전체가 형성됐다고 보는 것이다. 3계통은 여기에 더해 중국 황하 인근 사람 등 다른 집단도 유입됐다는 주장이다.

이번 연구에 쓰인 약 2300년 전 야요이인의 유해 (Credit Kim et al 2024) 2024.10.15 /뉴스1

이번 연구에서는 약 2300년 전 야요이인의 인간 유해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야요이 DNA와 아시아 대륙, 일본의 고대 및 현대 인구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야요이인의 유전체는 현대 한국인과 가장 가까웠다. 한반도 사람의 유전체도 동북아시아, 동아시아의 혼합으로 이뤄지는 데 혼합 결과로 만들어진 특성과 야요이인이 유사한 것이다.

즉 현대 한국인과 야요이인이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중국을 포함한 3계통 혼합 모델이 틀렸다고 결론을 냈다.

오하시 준 박사는 "일본 열도로 이주한 대부분의 이주민이 주로 한반도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향후 연구에서 현대 일본 인구 유전체의 80% 이상이 이민에서 유래한 이유와 대륙 아시아인과 토착 조몬인의 혼합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