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장관 "연구생활 장려금에 학생 인건비 적립금 투입 안돼"

과기정통부 디지털혁신인재 심포지엄(종합)
"장기적으론 인건비 적체 해소하고 고르게 지급해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혁신인재와의 대화'에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024.8.23/뉴스1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연구생활 장려금(스타이펜드)의 재원으로 학생 인건비 적립금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실 별로 인건비 적립금서 차이가 있는데 이를 공용화하면 무임승차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을 받아서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혁신인재 심포지엄' 행사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관련 논란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런 방향으로 답했다.

정부는 신진 연구자의 안정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스타이펜드를 추진 중이다. 이공계 석사 대학원생에는 최소 80만 원, 박사 과정생에는 110만 원씩 매달 지급하는 게 골자다.

이날 서울대서 열린 제도 관련 간담회서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추진 현황을 알리기도 했다. 스타이펜드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가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다만 재원 마련이 숙제인 상황서 과기정통부가 학생인건비 적립금 잔여금을 활용하는 것을 희망하는 게 알려져 논란이 일은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 학계 의견을 다양하게 청취해 보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학계서 무임승차 소지로 비판을 제기한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스타이펜드에 더해 남는 인건비 적립금을 대학별로 공용 운용한다면 더욱 안정적 지원책이 될 거란 취지"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날 유 장관은 학생 인건비의 적체 현상은 차차 해소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너무 많은 인건비 적립금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건비보다도 장려금 성격이 크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고르게 지급해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과기부 조사에 따르면 당해연도에 소진하지 않고 이월된 인건비 적립금만 55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참고할 만한 선례가 부족한 융합연구 R&D를 어떻게 평가할지 등 질문도 나왔다.

유 장관은 "연구 평가는 성과 측정의 기능도 있지만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게 유도하는 기능이 더 크다"며 "좋은 평가자를 영입하고 관련 제도를 닦아 R&D 비용이 온전히 쓰이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장서는 디지털혁신대학원 재학생들이 모여 장관에게 앞으로의 정책 구상을 질문하기도 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AI 역량 격차 해소, 산학연계 클러스터링 육성 방안 등이 거론됐다.

유 장관은 "결국 AI 분야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이 잘 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서 바이오, 로봇,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와 AI를 접목하는 산업이 많이 생겨나지만 아직 챔피언은 나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따라잡기엔 늦지 않은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해 이를 따라잡겠다"고 덧붙였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