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난객 발 묶는 홍수…'시간별 유량' 읽는 AI로 예방

시간별 데이터 특화 'LSTM' 딥러닝…환경부 10년치 데이터 투입
전국 수위관측소 3분의1 도입…내비게이션 연동해 침수도로 경고

6일 폭우 쏟아져 홍수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에서 양쯔강의 물이 불어 일부가 물에 잠긴 사찰이 보인다. 2024.07.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급작스럽게 불어난 계곡물에 발이 묶이는 조난객들. 올여름엔 좀 더 걱정을 덜어도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으로 홍수를 예보하는 모델이 전국 수위관측소 223곳에 도입돼서다. 전국 하천에 깔린 관측소가 673개니 약 3분의 1을 AI가 지켜보는 것이다.

21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 AI 모델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주를 받아 설계했다. 환경부는 10년 치 하천 수위, 강수량, 댐 방류량 등 수문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런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시간대에 따라 변하는 '시계열 데이터'다. 10분 단위로 수문 데이터가 측정됐다는 설명이다.

시간에 따른 변화 추이를 읽어내야 AI 예보가 가능하다. 따라서 시계열 데이터에 특화된 장단기 메모리(LSTM·Long Short Term Memory) 학습이 사용됐다.

이는 딥러닝 기법인 순환신경망 기법(RNN)을 보완한 것이다. RNN은 시계열 데이터처럼 입력값이 길어지면 이전 정보를 소실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메모리 셀을 늘리는 논리구조가 나오면서 이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수학 방정식으로 수문 데이터를 계산해 예보가 이뤄졌다. 계산 및 매개 변수를 조정하는 등 작업인지라 전문 인력이 필요했다. 인력 운용에 한계가 있어 모든 관측소에서 예보가 어려웠던 이유다.

하지만 이런 AI 기반 딥러닝 도입으로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당장 AI로 모든 걸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예보관이 기존 수학모델 예측값과 AI를 모두 참고하는 등 활용을 한다"며 "전문인력이 없는 관측소에는 AI 모델이 단독 투입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술 안정화는 숙제다. 이번 223개 지점 도입은 일종의 시범 도입 개념이다. 정확도를 높이는 추가 과업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운용해 봐야 정확도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기술 도입 확장이 가능하진 않겠지만 이번 장마철 때 의미 있는 실증 데이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런 기술에 기반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마련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AI의 홍수 예측 정보를 내비게이션 플랫폼에 중계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침수 우려 도로를 경고하는 것이다.

참여 기업은 카카오모빌리티(424700), 티맵모빌리티, 현대자동차(005380), 기아(000270), 네이버(035420), 아이나비시스템즈 등이다. 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들 기업 지도 서비스에 예보 데이터가 연동되는 중이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