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광산 개발권 확보 지질자원연 "리튬 채광 민간 나서줘야"

지질자원연, 울진·단양서 리튬 매장 잠재성 확인(종합)
AI로 매장량 어림잡는 '스마트마이닝'…폐배터리 재활용까지

11일 서울 중구 코리이나호텔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광물서 리튬의 함유율을 추정하는 휴대용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이 185㎏이다. 그중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이 7.5㎏이다"

1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서 허철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소재 공급망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날 KIGAM은 최근 4개년 국내 리튬 매장 유망 광상(鑛床, 유용한 광물이 땅속에 많이 묻혀 있는 부분)의 조사 결과를 과학기자단에 발표했다.

리튬은 전 세계서 대게는 염호에 녹아든 형태로 매장됐다. 매장량은 풍부하나 품위가 낮고 물을 증발시켜야 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단 문제가 있다.

KIGAM 연구진의 국내외 리튬자원 탐사 모습(좌측), 울진서 체취된 함리튬 페그마타이트(우측)(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KIGAM은 상대적으로 이런 문제가 덜한 암석형 리튬을 겨냥해 조사를 진행했다. 경북 울진·충북 단양 광상의 리튬 품위가 지각 평균보다 높단 것을 밝혀냈다.

다만 조사 범위가 어디까지나 지표면 인근인바 전체 매장량은 정확히 알 수 없단 게 한계다. 또 채산성을 담보할 만큼의 품위는 아니라고 KIGAM은 분석했다.

그럼에도 KIGAM은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 광물구성 분석, 3차원 지질 모델링 등으로 전체 매장량을 추정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또 그간 축적한 선광(광물 선별)·제련 기술로 광상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단 설명이다.

이평구 KIGAM 원장은 "AI로 리튬 매장량을 추정하는 등 '스마트 마이닝' 기술이 고도화하는 중"이라며 "유망 광상 채굴에 관심 있는 기업이 나와준다면야 기술이전 등 협업을 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은 리튬 품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울진 광상은 환경 규제로 개발이 막혔단 점이다. 이 지역은 산림청이 금강송(松)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바 시추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단양 광상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 한 곳이 미국 채광기업 코볼드 메탈스와 협업해 개발을 검토 중이다. 다만 우리 기업의 규모가 영세한바 KIGAM은 기술이전 형태로 이들을 도울 수 있단 입장이다.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은 1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서 과학기자단에게 최근 4년 국내 12개 리튬 유망 광상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이외에도 KIGAM은 카자흐스탄 광산 개발권 확보, 폐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리튬 공급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평구 원장은 "카자흐스탄 정부는 KIGAM 분원을 현지 설치 후 기술이전해 주는 조건으로 독점적 리튬 공급을 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며 최근 협의 내용을 전했다.

또 SK에코플랜트(003340)와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도 공동 개발했다. 광양 산업단지에는 이에 기반한 파일럿 생산 공장도 유치됐다. 파일럿 가동의 성과가 좋다면 내년엔 경주에도 공장이 추가 건설될 예정이다.

이평구 KIGAM 원장은 "핵심산업 소부장을 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육상 광물자원 확보'라는 기관 본연의 임무 중요성도 커졌다"면서도 "수입 위주로 소재를 확보하던 민간도 이제는 개발에 적극 나서줘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