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유전자 편집 기술 만나 '의약품·화장품 공장'된다[미래on]

탄소중립 시대 석유 대체 수단으로도 활용되는 '대사 공학'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10일 경남 거창군 가조면 마상리 가조합동양조장에서 정월대보름을 닷새 앞두고 전통 옹기 술독에서 귀밝이 술이 발효되고 있다. (거창군 제공) 2022.2.10/뉴스1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미생물은 술과 빵, 김치 같은 발효 식품으로 인류의 삶을 도와왔다. 이제 유전자 편집 기술을 만난 미생물은 의약품과 화학 물질 공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미생물을 통한 인슐린 생산은 상용화됐다. 이전에는 소, 돼지에서 추출한 인슐린을 정제하는 방식이 활용됐다. 문제는 생산성이 낮고 면역 반응이 나타나는 단점이 있었다.

미생물로 생산한 인슐린은 인간 유전자를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면역 반응이 적다. 게다가 필요하면 미생물을 배양하는 식으로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어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현재는 단순히 외부 유전자를 도입하는 것 이상으로 생물 세포에서 물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조작하는 '대사 공학'이 발달하고 있다.

대사공학은 동물과 식물 세포 대상 연구도 있지만 비교적 배양과 다루기 쉬운 미생물 연구가 더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인슐린 사례처럼 미생물이 만들지 못하던 물질을 유전자 삽입해 생산하도록 만드는 방식도 있지만 미생물이 유용한 물질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유전자를 편집하거나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도 이뤄진다.

예를 들어 일부 미생물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 낸다. 이에 관련된 효소를 많이 만들어내는 식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시대로 공급망을 변화시켜야 하는 산업에서 대사공학은 대안 중 하나로도 주목받고 있다.

의약품, 화장품 산업에서는 원자재가 식물이나 동물에서 유래한 경우가 많아 기후 변화로 생태계가 변화하고 재해가 잦아지며 공급망 안전성이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대사공학으로 만들어진 '미생물 화학 공장'은 안정적 생산 기반을 갖추기 유리하고 날씨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대사공학은 기후변화 시대 적응뿐 아니라 탄소 중립 달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의 석유는 에너지원인 동시에 플라스틱, 섬유 등 화학 산업의 원자재로 활용되고 있다.

미생물 대사 공학을 통한 바이오 연료, 화학 산업 원료 생산 기술은 현재 일부 상용화됐으며 생산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