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강하게 키우는 토양 미생물군…"농약·화학비료 저감"[미래on]
작물 생육 촉진·병충해 내성↑…"잡초 예방에도 활용"
"개별 유익균만 찾아선 안돼…최적 미생물 조합 '엔지니어링'해야"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식물의 양분 흡수를 돕거나 병충해 내성을 높이는 데 토양 내 미생물군이 쓰일 수 있다. 유익균을 찾아 적절히 조합하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부분 대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6일 과학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서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주도로 다양한 '식물 마이크로바이옴'(Phytobiome)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은 식물 그리고 토양·공기·물·기후 등 주변 환경과 연관된 미생물 생태계를 의미한다. 뿌리 인근(근권) 토양에서 식물과 상호작용하면서 생육을 촉진하거나 병원균 등 외부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것을 돕기도 한다.
일부 유익균은 그 효과가 발굴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김지현 연세대 시스템생물학 교수, 이선우 동아대 응용생물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규명한 미생물 '플라보박테리움'이 있다. 일명 '보디가드 박테리아'로도 불리는 이 유익균은 토마토의 병원성 미생물 감염병인 '풋마름병'을 억제한다.
공동 연구진은 토마토 뿌리 인근 토양 미생물의 전체 DNA서열(메타게놈)을 분석해 이 균을 특정할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도 2022년 박과류 생육에 악영향을 끼치는 뿌리혹선충을 억제하는 미생물을 찾아냈다. 네오바실러스라는 균이다.
이 밖에도 식물세포와 공생하며 영양분 흡수를 돕는 미생물도 있다. 식물이 분비한 호르몬 '스트리고락톤'은 뿌리곰팡이 발달을 촉진하는데 이들 균은 식물의 인산 흡수를 돕는다.
작물과 잡초는 미생물과의 상호작용이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응용한 잡초 예방·통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농업과학원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익한 효과를 응용하면 향후 화학 비료 투입, 농약을 부분적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국내서는 초기 단계지만 과실류에 미생물 비료를 활용해 당도, 착색 등을 조절하는 것도 연구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익균의 종과 그 효과는 극히 일부만 규명된 상황이다. 앞으로 개척해야 할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가 더 많다.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식물 마이크로바이옴 전체에서 구체적으로 규명된 미생물종은 1% 수준"이라며 "식물 생장의 차이가 보이는 토양 간 비교를 통해 유익균을 추적하는 연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생물이 배출하는 대사물질, 미생물군 1차적 효과서 파생되는 2차 영향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개별 유익균을 발굴하는 데 그쳐선 안 된다. 특정 유익균만 대량으로 토양에 투입해서는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창묵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토양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는 인위적으로 투입되는 단일 유익균을 배척할 수 있다"며 "작물별 미생물 조합을 최적화하는 '엔지니어링' 작업을 수행한 뒤 이를 토양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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