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원전 수소 제거 장치 성능 미달…"교체·추가 설치로 안전 확보"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국내 원자력발전소 사고 시 수소를 제거해 폭발을 막는 '피동 촉매형 수소 재결합기'(PAR)가 규제 요건을 만족하지 못해 장치 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194회 회의를 열어 '공익신고에 따른 PAR 수소제거율 실험 결과 검토' 안건을 보고받았다.
PAR는 원자로 격납 건물 내 수소 농도가 높아지면 폭발을 막는 설비로 외부 전력 공급 없이 촉매를 이용한 화학작용으로 수소를 제거한다.
2021년 국내 회사 세라컴이 제작한 PAR가 한수원의 구매 요건을 만족하지 않는다는 공익신고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실험 결과 수소 농도 8%인 상황에서 PAR의 수소제거율은 초당 0.309~0.328g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수원의 구매 규격인 초당 0.5g에 미달했다.
원자력연은 이번 실험에서 수소 계측기의 위치에 따라 결괏값이 차이 나는 현상을 발견했다. 수소 농도 4% 환경에서 계측기가 25㎝만 이동해도 수소 제거율이 초당 0.220~0.258g에서 0.110~0.126g으로 다르게 나왔다. 이러한 차이로 세라컴이 제시한 수소 제거율과 실험 결과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기존 실험 결과와 연구 등을 바탕으로 중대사고 발생 시 수소 농도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세라컴 PAR가 설치된 원전 18기 중 14기에서 안전 심사 지침에서 허용하는 10% 이내의 수소 농도 기준을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다른 수소 제거 조치가 모두 없을 때를 가정한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경우는 1조~10조 년에 1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원전에는 송풍기, 전기식 수소 재결합기 등 수소 농도를 낮출 수 있는 설비가 있다.
KINS는 실제 원전에 설치된 중대사고 대처 설비, 자연적 수소 제거 과정 등을 반영해 수소 제어 능력 등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원자로 정지 등 긴급한 안전조치가 요구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원안위와 한국수력원자력은 PAR 교체, 추가 설치 등으로 원전 수소 제어 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전 실험 과정에서 제기된 PAR 불티 발생으로 인한 화재 위험 분석도 이뤄졌다.
KINS는 "PAR에서 발생한 발광입자(불티)가 가연성물질(전선 등)에 탄화 등 손상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화재·기기 손상 가능성은 없음을 확인했다"며 "원전 격납고 내부에는 실험 장치와 달리 가연성물질이 없고 난연성 설비만 설치되므로 수소 연소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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