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영향 평가 상시 감시 필수"…"오늘도 제주도는 이상無"[르포]

국외 방사능 영향 측정하기 좋은 마라도·제주도…"제주도는 감시 최전방"
후쿠시마 오염수 공포에 제주도 방사능 검사 의뢰 6~7배 늘어

마라도에 설치된 방사능 감시 장비 2024.03.10 ⓒ 뉴스1 김승준 기자

(제주=뉴스1) 김승준 기자 = 바람은 거세지만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마라도 관광객들은 국토최남단기념비에서 평화롭게 사진을 찍었다. 맞은 편에 설치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방사능 감시기는 '정상'을 가리켰다.

후쿠시마 핵사고 13주기인 2024년 3월 11일을 앞두고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8일 마라도 환경방사능 감시 현장을 공개했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가장 남쪽 한편에는 무인으로 운영되는 환경 방사능 감시기가 설치됐다. 이보다 남쪽인 이어도에도 감시기가 설치됐지만 이어도가 이름과 달리 암초 수준이라 사실상 마라도 감시기가 최남단이다.

KINS 관계자는 "마라도의 감시기는 공기뿐 아니라 지표, 지하에서 오는 방사성 물질의 영향을 측정한다"며 "비가 오는 경우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 이상 수치 관측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원안위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감시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71개에서 2023년 238개까지 전 국토에 방사능 감시 지점을 늘려오고 있다.

마라도 감시기는 2012년에 설치돼 국외로부터 오는 방사능 영향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KINS와 원안위에 따르면 238개소에서 날씨에 따른 일시 변동은 있어도 다행히 아직 방사능 이상은 관측되지 않았다.

송명한 KINS 책임연구원은 "특이 사항이 없다고 감시기를 운영하지 않으면 국내·외 사고 시 그 영향을 평가할 방법이 없다"며 "평시에는 5초간 측정된 데이터의 15분 평균값을 모니터링하지만 후쿠시마 같은 원전 사고, 북한 핵실험 등의 상황에서는 5분 평균값을 본다"고 했다.

정만희 제주대학교 교수가 7일 제주지방방사능측정소 실험실에서 언론에 시료 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제공) 2024.03.10 /뉴스1

아울러 원안위와 KINS는 7일에는 제주지방방사능측정소 현장을 공개했다.

제주측정소에서는 해수, 지하수, 농수산물 등을 대상으로 방사성 세슘, 아이오딘, 헬륨, 스트론튬 등이 포함됐는지를 검사한다.

측정소에는 해수가 많은 통에 담겨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뢰가 들어온 시료는 농축 및 약품 처리 등 전처리 과정을 거친 후 방사능 측정이 이뤄진다.

측정소를 이끄는 정만희 제주대학교 교수는 "2023년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를 두고 제주도에서 우려가 컸다"며 "제주시와 산하기관, 오설록과 같은 녹차 제조 업체, 양식장에서 분석의뢰가 많았다. 평년에 비해서 6~7배 정도 검사가 늘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측정소 실무 인력이 4명 정도라서 작년에 광어 의뢰가 밀려 들어올 때는 힘들기도 했다"며 "후쿠시마 사고 후의 최전방은 제주도라고 생각한다. 도민들이 경제적 타격 등 큰 우려를 하는 데 제주도에 원자력 발전소가 없지만 측정소가 있는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만희 제주대학교 교수가 7일 제주대에 설치된 방사능 감시 시설 앞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2024.03.10 ⓒ 뉴스1 김승준 기자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