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큐브위성 보내주겠다' NASA 제안…예산 문제로 무산

'아르테미스 2호'에 큐브위성 탑재 제안…100억원 비용 요구
정부, 예산 확보 실패…"국제협력 강조하더니, 정부 미온적" 비판도

사진은 2022년 11월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장에서 우주선 '오리온'을 탑재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달 탐사 로켓 '아르테미스Ⅰ'이 발사되는 모습. ⓒ 로이터=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미국이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이 만든 큐브위성을 달에 보내주겠다 제안했으나 정부가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산 부족으로 임무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겠다고 선언만 해놓고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비롯해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는 국가들에 아르테미스 2호를 이용한 큐브위성 수송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큐브위성은 초소형 위성의 한 종류로, 가로·세로·높이가 모두 10㎝인 정육면체 형태다. 제작 비용이 저렴한데 성능이 개선되면서 최근 달이나 화성 탐사에도 쓰이고 있다.

NASA는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채 달 궤도를 도는 임무를 수행할 아르테미스 2호에 여유 공간이 생기자 이 같은 제안을 했다.

NASA는 각국이 제작한 큐브위성을 모아 달 궤도로 보내는 이번 임무에 약 100억원의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안을 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예산을 이유로 NASA에 참여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정부 예산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된 상황이라 추가 예산을 제안했으나 국회에서 예산 반영이 되지 않은 것이다.

과학계 내부에선 정부가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미온적인 자세로 좋은 기회를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주항공청(KASA) 개청과 맞물려 아르테미스 계획 참여 프로젝트 등을 구체화하겠다는 정부 방침과는 사뭇 다른 행보라서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도 최근 간담회에서 "2017년부터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겠다고 논의했으나 아직도 실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2021년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을 위한 국제협력 원칙인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했다. 한국은 당시 10번째 서명국으로, 현재는 33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과기정통부는 해외 출장길에 오른 조성경 과기정통부 1차관이 팸 멜로이 NASA 부국장과 면담을 갖고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한국의 참여 확대 등 전반적인 협력을 논의한다고 알린 바 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