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과학기술원 R&D 감소 후폭풍…학생연구원 1182명 인건비 증발

과기원 정부 출연금 R&D 예산 44.3% 줄어…학생인건비 45.6%↓
조승래 의원 "과기부가 인재 유출 부추겨…근본 해결은 R&D 예산 증액"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4대 과학기술원의 자체 연구 예산이 252억9300만원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학생연구원 1182명분의 인건비가 사라질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과학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도 정부 출연금 연구 사업 예산안은 올해 대비 44.3% 줄어든 318억6200만원으로 편성됐다.

고급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기술원은 일반 대학과 달리 교육부가 아닌 과기정통부가 관리 감독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가 운영 중이다.

2024년도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원의 정부 출연금으로 추진되는 사업도 다수 축소됐다. 기존 사업 규모가 가장 큰 KAIST는 101억100만원이 줄어 감소액이 가장 컸다. UNIST는 50억800만원에서 15억3500만원으로 69.3%로 감소 비율이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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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래 의원실은 2024년도 사업별 예산 감소 비율을 이용해 학생인건비 증감을 추산했다. 올해 81억9900만원이었던 학생인건비가 44억6000만원으로 45.6% 준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인건비 예산 감액 영향을 받는 학생연구원은 1182명으로 계산됐다.

이번 추산은 과학기술원의 정부 출연금 사업을 대상으로만 이뤄졌다. 정부 수탁 R&D 사업 등 예산이 삭감된 다른 사업의 학생 인건비 감액을 고려하면 학생연구원 피해는 늘어날 수 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사후연구원 및 학생연구원 등 미래 세대의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 정책 발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종호 장관은 5일 주요 대학 총장 간담회에서 "R&D 예산이 줄며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있겠지만 선도형 R&D로 나가며 겪는 불가피한 진통으로 이해해달라"며 "학생 인건비 문제는 과학기술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지고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질의에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고민해서 여러 방안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과기정통부는 학생인건비통합관리제 활용, 연구비 내 학생 인건비 상향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승래 국회의원은 "안 그래도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과기부가 R&D 예산 삭감으로 도리어 이공계 인재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며 "과기부가 마련하겠다는 대책들도 모두 임시방편에 불과한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인 R&D 예산 증액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