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경분의 1초' 물리 세계 열어준 3인, 노벨물리학상 수상(종합)
초고속 카메라처럼 전자 움직임 순간 포착 가능성 열어
륄리에 교수, 노벨물리학상 5번째 여성 수상자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2023년 노벨물리학상은 100경분의 1초(아토초)의 빛(펄스)으로 전자 세계를 관측하는 데 이바지한 물리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수상자는 피에르 아고스티니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 독일 막스 플랑크 양자 광학연구소 연구원, 앤 륄리에 스웨덴 룬드대학교 교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현지시간으로 3일 오전 11시45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이들의 연구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매우 빠른 분자와 원자 내부의 변화 과정을 볼 수 있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아토는 100경분의 1을 의미하는 접두사로, 1아토초는 빛도 원자의 지름 정도만 이동할 수 있는 짧은 시간이다.
아토초 수준의 펄스를 이용하면 찰나의 순간을 관측할 수 있다. 경주용 자동차를 카메라로 찍을 때 셔터 속도가 느리면 잔상이 남지만, 초고속 셔터를 이용하면 원하는 순간을 선명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같은 원리로 매우 짧은 순간의 펄스를 이용하면 원자 주변을 빠르게 움직이는 전자의 움직임도 파악할 수 있다.
아고스티니, 륄리에 교수는 아토초 펄스 생성과 관련해 실험적 기여를 했다. 크라우스 연구원은 이를 활용해 원자와 분자를 관측하는 데 공헌했다.
아토초 수준의 펄스는 원자 및 그 이하 수준의 초정밀 분석, 양자역학적 현상의 제어 도구로 기대받고 있다.
아토초보다는 긴 시간인 펨토초(100조분의 1초) 레이저는 나노과학뿐 아니라 이미 의학, 미용, 산업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남창희 기초과학연구원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장은 "펨토초 레이저를 쓸 수 있게 되며 '펨토 화학'이라는 분야가 생겼다. 아토초 펄스를 이용하면 원자에서 일어나는 초고속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원자들이 다른 상태로 변할 때의 전자 운동 등은 아토초 수준에서 일어나는 데 이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단계인 젭토초(10해분의 1초) 펄스가 등장하면 핵의 운동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륄리에 교수는 5번째 여성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다. 앞서 마리 퀴리(1903년 수상), 마리아 고퍼트메이어(1963년), 도나 스트릭랜드(2018년), 안드레아 게즈(2020년) 등 4명의 여성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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