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빠듯" 국내 OTT…'AI 생성' 자막·그래픽 R&D로 활로
'K-OTT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 일환…AI 기술 활용
현지화 핵심 AI 번역·더빙…가상 그래픽 생성으로 제작비 절감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역대급 제작비, 독점 콘텐츠를 앞세운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 공세에 국내 OTT 업계가 위기다. 전반적으로 제작비가 오른 상황에서 콘텐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노동집약적인 제작 환경을 완화하고자 인공지능(AI) 기반 번역·그래픽 생성 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업계를 지원한다.
23일 웨이브 등 방송업계에 따르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K-OTT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OTT 산업의 경쟁력 요소로서 콘텐츠뿐 아니라 AI·디지털 기술 활용이 강조되는 상황이나 국내 투자가 아직 미흡하다"며 "AI 융합으로 방송·OTT 밸류체인 전 단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부터 올해 12월까지 진행되는 '구어체 방송 콘텐츠 자막 제작·편집 기술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AI 신경망에 기반해 방송 구어체 대화를 자막화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등이 주관하고 트위그팜·웨이브 등이 개발에 참여한다.
IITP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 신경망의 등장으로 AI 번역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나, 의학·특허·법률·방송 구어체 등 특수 도메인에선 여전히 품질이 아쉬운 상황이다. 특히 방송 언어의 경우 신조어, 전문용어, 관용 표현 등을 반영한 기술이 필요하다.
사업은 OTT 업체가 가진 음성 메타 데이터로 자막을 생성하는 연구부터 착수했다. 현재 추출된 텍스트를 영어로 전환하는 R&D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된 기술은 정부가 향후 추진할 'AI 더빙 특화 현지화' 사업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번역이 신속하게 생성되면 이를 음성화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수시각효과(VFX), 디지털 휴먼, 자동편집 등 AI 그래픽 생성 기술도 연구가 확대될 계획이다. 시청각 데이터를 이해하는 '멀티모달 AI' 구현을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업계와 협력해 AI 학습에 필수적인 300만 시간 분량의 영상 데이터베이스(DB)도 구축한다.
정부가 내년 공고를 낼 예정인 '미디어 제작 보조 공간 사전시각화' 사업이 대표적이다.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사업은 내년 약 10억 원 예산이 투입되며, 국내 VFX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본격적인 영상 제작 전 가이드라인으로 쓰일 콘셉트 영상을 구현하는 AI가 필요하다"며 "생성형 AI 등에 기반한 시각화 기술을 갖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OTT 업계 관계자는 "오픈AI 등의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겠지만, 국내 제작업체의 콘텐츠 데이터를 외산 기업에 제공해야 해서 저작권 문제가 우려된다"며 "국산 기술은 그런 우려가 덜해 장기적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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